오늘은 두달여 전에 산 백조의 호수 공연 날이다. 오늘까지 해서 3일 연속 문화 생활(박물관 둘에 발레까지)이라 참 뿌듯하다. 스트레스도 확 날아가는 듯 하다. 
 생애 태어나 처음 본 발레 공연. 뮤지컬을 보고 싶었으나 말을 하나도 못 알아듣는 관계로, 그리고 같이 간 동행자의 바람대로 발레를 보았다. 뭐, 아직 뮤지컬을 보진 못했지만 대만족이다. 
 백조의 호수는 2막으로 이루어지는데 대충 설명하자면 1막은 왕자가 궁전에서 파티를 하고 사냥을 나가는 모습이 묘사되며 2막에서는 왕자가 실수로 흑조를 백조로 착각해 청혼을 해 백조가 실망한 후 사라지는 모습이 묘사된다. 해피 엔딩이냐 그 반대이냐는 연출자의 마음이라는데 오늘 본 공연은 비극으로 끝났다.


 옛날 포스터


 늘 표정관리 안 되고 무뚝뚝한 얼굴...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할까...



 MB 닮은 꼬마애가 날 쳐다보고 있다! 쉬는 시간이나 공연 전에 이곳에서 사람들은 가볍게 배를 채운다.
 덩달아 주머니도 가벼워진다! 0.6리터 물이 80루블ㄷㄷㄷ

 공연장 내부
 입장 시작하자마자 들어가서 좌석이 비어있는데 공연 시작 후 꽉 찼다. 

 연주자들을 쳐다보고 있는 꼬마애들. 우리나라에도 이런 풍경이 있을까?

 어느 정도 자리가 차있는 공연장. 공연 시작 후엔 매너상 사진을 찍지 않았다.

 아, 정말 대단한 공연이었다. 지루할거라 생각했던 건 기우였음이 분명했고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악마의 춤사위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모스크바에 온다면... 공연을 꼭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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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을렀다! 다녀온지가 두달이 넘었는데 이제야 사진을 올리게 되었다. 핑계를 대자면 손발 얼어가면서 찍어댄 사진의 절반이 실수로 날아가게 되어서 쳐다보기도 싫었다는게 첫번째고 깜빡했다는게 둘째다. 어쨌든 1월 11에 다녀온 박물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광의 방



 군대 생각이!^^

 유골도 보이고 무기도 보인다. 쉽게 걸음을 못 옮겼던 기억이...


 전쟁 당시를 구현한 모노라마


 
구경을 마치고 나온 박물관 앞의 모습

 마지막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날씨에서 찍은 100여장은 훌쩍 넘기는 사진들이 모조리 사라졌다. 참 슬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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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왔다. 모스크바에서 처음 본 국립 역사 박물관은 아이러니하게도 7개월이 지난 오늘에야 방문하게 되었다. 너무 가까워보여서 그랬을까 아니면 언젠가 가겠지 하는 생각에서였을까. 아무튼 오늘 오후 4시가 된 시간 8시까지 하는 박물관이 어디인가 검색하던 중 마침 국립 역사 박물관이 조건에 딱 맞아(어딘지 알고 관심도 있고!) 지체없이 길을 나서게 되었다.
 오랜만에 온 붉은 광장은 더이상 녹은 눈에 지저분해진 그런 곳이 아니었다.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는 봄신부마냥 말끔히 단장하고 기다리고 있던 붉은 광장은 어서 오라고 나를 맞이해주는 듯 했다.
 원래 목적은 박물관을 들리는 것이었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바실리 성당한테도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눈을 걷어낸 바실리 성당은 방금 세수를 한 것처럼 단정한 모습이었다.

 바실리 성당 Покровский собор
  너무도 유명해서 설명할 것도 없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건축가를 보내달라고 하자 거절할 수 없었던 이반 4세가 건축가의 눈을 뽑아버려 그가 다른 성당을 못 짓게 만들었다는 슬픈 전설의 성당. 앞서가지 말고 뒤쳐지지 말라는 군대의 교훈이 새삼 생각나게 하는 곳이다.

 국립 역사 박물관
 바실리 성당 맞은편에 위치해있다.

























 오늘은 참 운이 좋은 날이었다. 그냥 생각나서 온 것이었는데 마침 마지막 주 일요일이라고 학생은 공짜란다! 돈을 안 받길래 이상하다 이상하다 생각하고 돈을 다시 낼걸 각오하고 왜 돈을 안 받냐고 하니 마지막 주 일요일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제가 운이 좋군요라고 두세번 얘기한 후 입장했다. 그리고 한참을 사진을 찍고 거의 다 박물관을 돌았을 무렵 박물관 직원이 사진 찍는 표가 있냐고 물었다. 난 내가 사진 찍을 때 박물관 직원이 자리도 비켜주고 내 눈치를 보길래 당당히 찍은 건데 알고보니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난 그냥 미안하다고 앞으로 안 찍겠다고 한 뒤 직원이 등을 돌리자마자 셔터에 다시 손을 댔다. 집에 와서 오늘 찍은 사진을 세어보니 무려! 정확히! 365장^^ 좀 힘들었지만 즐거운 작업(?)이었다. 그리고 양심에 찔려 한동안 사지 않던 기념품도 사줘서 마음을 가볍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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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사실 새벽 5시까지 이어진 술자리와 격렬한 토론 탓에 겨우 1시에 눈을 뜬 나에게 비친 건 놀랍도록 아름다운 햇살이었다. 공부를 할 것인가 놀러 나갈 것인가를 잠시 고민한 후 후딱 라면을 먹고 길을 나섰다(사실 같이 사는 사람이 몸이 아파 좀 늦게 나가게 되었다).
 어딘가 나가고 싶어 길을 나설 때 문득 전에 가보려던 동양 박물관이 생각이 났다. 마침 아르바트에 자리잡고 있는 장점 덕에 님도 보고 뽕도 따고 할 겸 동양사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청했다.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가는 도중 미뜨로 안에서 축구 구경을 가는 러시아인들이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질러대서 좀 무서웠다. 전부터 축구 경기가 있는 날 축구장 근처에 가지 말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던 탓에 정말 조심조심하면서 다녔다. 축구장이 있는 빨간선을 벗어난 후 오늘도 한 고비를 넘겼구나 하고 마음이 안정되었다.
 참고로 오늘 사진은 좀 많다! 스압 주의!!

 이란
 


대한민국!!!!!










 
 누구나 외국에 오면 애국자가 된다(예외가 있다면 반박하진 않겠지만). 나도 그 중에 하나다. 여기에서, 우리 나라의 물건과 글씨를 보았을 때 느꼈던 벅찬 가슴은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구경하는 러시아인들에게 이게 우리 나라라고 당당히 말하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은 내가 정말 대견하다!!!

 중국


 전설의 새, 봉황. 번역은 펠릭스라고 되어 있었다.

 일본


 정말 작은 조각품들이다. 아래 접사로도 찍어놓았지만 그 섬세함은 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보는 내가 막 아프다...





 우리 나라 전시관 다음으로 인상깊게 본 일본 전시관... 본받을게 많긴 많은 나라다. 그 정교함이란.

 인도차이나






 카프카스




  이건 솔직히 뭔지 모르겠다. 1900년대 작품인데 어디 나라라고도 안 되어 있었다. 이런 작품이 꽤 많았는데 가장 인상적인 걸 올린다.

 이란(처음에 올린 전시관과 떨어져 있다.)




 접사로 찍어서 그렇지 엄청 작은 단추.

 인도네시아


 요즘 이런 인형 팔지 않나? 네모나고 노란색 인형.


 혹시 디즈니 램프의 요정 지니가 이걸 따라한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아는 분 댓글좀..(뭐 워낙 방문자도 없지만ㅠㅠ)

 부랴티

 티벳




 몽골
 이제까지 올린 사진 중에 단독 글로는 가장 많은 사진을 올렸다. 그만큼 관심있었고 흥미롭게 본 박물관이었다. 

 혹시 필자가 올린 글 중 잘못되었거나, 더 보고 싶은 나라가 있으면 댓글을 남기시면 됩니다. 못 올린 사진이 훨씬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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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8일은 여성의 날로 러시아의 휴일이다. 아쉽게도 일요일이지만 러시아에선 이런 경우에 다음 평일, 그러니까 이번 경우에는 월요일에 대신 놀게 된다. 올해로 이런 경우가 두번째이다. 처음은 남성의 날이었다. 지난 주에 토르플 시험도 봤고 휴일도 길고 해서 어딘가 놀러가고 싶었는데 마침 전에 비즈니스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ВДНХ가 휴일 관계없이 개장되어 있어 구경을 가게 되었다.
 

들어가는 입구 대문.


 

아마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하는 곳이다. 일명 우정의 분수. Soviet Union에 참여했던 15개국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각각의 동상마다 쌀, 보리 등의 곡물을 들고 있다. 낫을 들고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 농업을 중시했던 소련의 단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생각한다.


아르메니아관. 안에는 식당과 상점이 있었다.


아르메니아관. 안에는 식당과 상점이 있었다.


무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치 연꽃과 같은 느낌의 분수다.

 

금방이라도 날 수 있을 듯한 비행기.

 

공룡 전시관까지 합해 무려 350루블이나 주고 들어간 나비 전시관. 처음에는 돈이 아까웠지만 구경을 하고 보니 그리 아깝진 않았다.전세계의 갖가지 나비를 볼 수 있었다. 사진은 남아메리카에 서식하는 나비들을 보여준다. 파란 나비가 참 아릅답다.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공룡 모형. 정말 모형티가 팍팍 난다.

 

내 손을 금방이라도 물 것 같은 호랑이. ㄷㄷㄷ


오늘 참 즐거운 구경이었지만 마지막으로 아쉬웠던 건 가장 기대를 많이 했던 전파 통신탑에 못 들어간 것이었다. 전시장 울타리 밖에 있어 힘들게 찾아갔는데 오늘 일을 안 하는 바람이 못 들어갔다. 하지만 이 곳에 가는 도중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이곳을 찾으러 길을 물어봤던 러시아인이 내가 뜨람바이 표가 안 읽히자 자기 표로 대신 찍어줬다. 친절했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멋있었다. 이런 사소한 일 하나로 갑자기 전체 러시아에 대한 인상이 좋게 보이면서 나도 한국에서 외국인을 만났을 때 잘 대해줘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뭔가 크게 하나 깨달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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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 긴 러시아는 그 긴 추위만큼이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하다. 일주일 정도 계속되는 마슬레니짜는 서유럽의 사육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날에는 태양과 비슷한 모양인 블린을 먹으며 따뜻한 봄을 기대한다. 마슬레니짜는 풍요의 신에게 산 사람을 바쳤던 슬라브 민족의 원시 신앙에서 비롯된 축제로 17세기부터 산 사람 대신 여자 옷을 입힌 짚으로 만든 인형을 불태웠던 의식이 지금까지 내려져 오고 있다. 학교 선생님이 추천해주셔서 자의반 환경반으로 외출을 삼가해왔던 금기!를 깨고 오랜만에 축제 분위기를 느끼러 나들이를 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눈사람과 함께! 러시아에도 이런걸 만드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삭막하기만한 나라인데...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깔로멘스까야는 명절을 맞이하러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저 멀리 유네스코 기념물로 지정된 성당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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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분 뒤 오라는 주코프스키 박물관 안내인의 말에 또다른 목적지인 파스테르나크의 박물관으로 향했다. 아래 사진에 나오는 건물이 파스테르나크의 박물관인데 이 넓은 정원에 쓰인 작은 팻말만이 이곳이 박물관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정말 힘들게 찾아왔지만 이전까지 들렸던 박물관에 비해 이곳은 좀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사실이다. 전시품도 많지 않고 볼 것도 별로 없었다.
 사진에 보이는 건 그의 아버지부터 해서 그의 가족들의 앨범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누운 침대. 톨스트이 박물관은 근처에도 못 가게 했었는데 이곳에서는 직원이 없는 사이 슬쩍 앉을 수도 있었다.

 직원이 오기 전에 재빨리 한컷^^ 원래 사진을 찍으려면 돈을 지불했어야 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인상깊은 사진을 꼽으라면 이 사진을 꼽을 수 있겠다. 파스테르나크가 닥터 지바고를 집필한 책상이다.
 은휘가 직원에게 앉아서 사진을 찍을 수 있냐고 물어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파스테르나크의 마스크.
 
마지막으로 나의 셀카^^

 찾느라 참 고생을 많이 했고 막상 가보니 모스크바의 박물관처럼 잘 꾸며져있는 것도 아니어서 약간은 실망을 했지만 이런 식으로 무작정 길을 찾는 여행도 참 즐겁다는 걸 느꼈다. 물론 결과가 긍정적이라 그런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후에 안 일이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지도에 이곳이 표기되어 있었다...OTL 사전 조사의 중요성을 알게 해준 여행이었다.

 이곳에 놀러온 이유는 모스크바를 벗어나 자연을 만나는 게 1차적 목표였기 때문에 사실 이곳에 있다는 박물관은 나의 큰 관심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먹을 것을 싸오지도 않았으며 길가에 앉아 자연을 만끽하기엔 영하 10도가 넘는 날씨 탓에 그런 여유는 호사일 뿐이었다. 해서 파스테르나크와 주콥스키의 박물관을 찾기로 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그들은 그렇게 유명하지가 않은 모양이었다.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다 잘 모르는 눈치였는데, 이 사람들이 이상하게 오지랖만 넓어서 자기 생각만 잔뜩 말하는 것이었다. 이 사람한테 묻고, 저 사람한테 물어 5명 정도의 도움아닌 도움을 받아 차만 다니는 외곽 도로까지 나섰다.
 
 길을 따라 사진 중앙에 위치한 도로 끝 너머에서부터 두번째 사진에 보이는 뻥 뚫린 길로 믿을 수 없는 안내를 받고 무작정 길을 떠났다.

 
추운 가운데 셀카 한방! 입술은 부르트고 모자는 눈 투성이에... 하지만 아름다운 경관과 모험감에 미소를 띄고 있다^^

한참을 헤메고서 드디어 발견한 추콥스키 박물관!
  하지만... 쉬는 시간이라 20분 뒤에 오란다... ㅠㅠ 이 추운 날씨에 어디서 산책을 하다 가느냐는 말이냐! 하고 싶었지만
 아직 못 찾은 파스테르나크의 박물관이 있기에 그곳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박물관 입구에 붙어있던 온도계. 영하 11도를 가리키고 있다. 으... 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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