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트를 돌아다니다보면 '의외의 수확'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 된다. 무슨 말인직즉슨, 길을 돌아다니다보면 예상치 못한 그런걸 많이 발견한다고나 할까. 어찌보면 아르바트 길을 잘 알지 못하는 게 더 이익이라 할 수도 있겠다.
 마뜨료슈까 박물관을 나와 아르바트로 향하던 중 니끼츠끼 불바르를 걷게 되었는데 전에 가보려다 수리중이라 보지 못한 고골 박물관을 들렸다. 고골에 대해 잘 알고 있는것도 아니고 책을 읽어본 것도 아니지만 그저 사실주의적 색채를 갖고 있고, 자기가 쓴 책이 맘에들지 않아 불태워버리고 단식을 하다 죽어버린 고집센 작가라는 점만 알고 있었다.
 내부 사진은 못 찍게하는 탓에 못 찍었고 외부 사진은 전에 겨울에 들렸을 때의 사진으로 대체하겠다.


 고골 박물관은 다른 박물관과는 다르게 현대적인 장치, 그러니까 버튼을 누르면 방에 설치된 장치가 각각 준비되어있는 영상을 보여준다든지, 그가 생전에 했던 말들을 해준다든지 해서 신기한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아쉽게도 내부 사진은 금지된 관계로 없지만 적어도 내 기억 속엔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다.
 <모스크바강() 가까이 있으며, 1524년 모스크바 대공(大公) 바실리 3세가 폴란드령이었던 스몰렌스크를 탈환하자 이를 기념하여 건립한 것으로, 전쟁중에는 요새의 역할을 겸했다. 차르 일족이나 명문귀족의 자녀가 은둔하거나 유폐당하기도 했는데, 1682년 표트르 1세의 이복형인 이반 5세와 이복누나인 소피아 공주가 그에 대한 음모를 꾸미다가 실패하자 소피아 공주가 이 수도원에 유폐당한 적이 있다. 교회당 내부에는 이른바 모스크바파()와 노브고로트파 화가들이 그린 성화상(聖畵像)이 많으며, 스몰렌스크 대성당, 표트르 성당, 17세기에 건립된 대종루(大鐘樓), 1km에 달하는 웅장한 성벽 등 아름다운 건축물이 많이 있다. 러시아혁명 후인 1922년 이 수도원은 박물관으로 지정되고, 1934년 이래 국립역사박물관의 분관으로서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다. 또 신·구(新舊) 두 곳의 부속묘지에는 제정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니콜라이 고골리·안톤 체호프(Anton Chekhov)·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Vladimir Mayakovskii) 흐루시초프 등 저명한 학자·작가·정치가 들이 묻혀 있다.>

 모스크바 관광지 중 크레믈 다음으로 가보는 곳으로 꼽히는 노보데비치 수도원과 공동묘지를 다녀왔습니다. 전에도 한번 가봤지만 해가 일찍 떨어지는 바람에 사진도 제대로 못 찍고 무엇보다 무덤들은 구경도 못 했었기에 날이 좋을 때 와야지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마침 시간도 남고 문득 생각도 난 덕분에 점심을 먹고 노보데비치 수도원으로 발걸음을 떼었습니다.


양쪽으로 묘지가 보이시죠? 엄청나케 큰 면적에 이렇게 무덤들이 가득차 있답니다. 밤에 오면 ㅎㄷㄷ

 

이게 바로 옐친의 묘입니다! 사람들도 옐친의 묘라고 엄청 찾고 다니던데... 그런데 잘 옐친의 묘라고 잘 써놓은 것도 아니고 얼핏 보면 그냥 조형물 같기만 해서 알아채지 못했는데 몇번이나 확인한 끝에 옐친의 묘라는걸 알아 냈습니다. 한 나라의, 그것도 엄청난 크기의 대통령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조용하네요. 우리 노무현 대통령님은 좋은 곳에 계셔야 할텐데...

 

무덤이 이쁘길래 찍어봤습니다^^

 

무덤은 계속된다 ㅎㄷㄷ

 
 공동묘지치고는 구경하기 좋게 해놓았고 무엇보다 날씨가 좋아서 구경 잘 했습니다^^ 와볼만 하네요. 한가지 우리나라 사람의 묘가 하나 있다고 들었는데 못 찾아서 아쉽네요. 다음에 한번 정확한 정보를 들고 가봐야 겠습니다.

건물 참 멋지죠? 뾰족뾰족한 작은 원뿔들도 귀엽구..


역시 이곳에도 공원이 있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며 놀고 있었습니다. 북치고 노는 사람들도 있던데... 단체로 온 듯한 느낌도 들었고 집시인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신경을 잔뜩 곤두세우고 있었다는...


신나게 춤을 추고 놀고 있더군요. 보는 저도 신이 막 나서 어깨를 흔들흔들했답니다.


건물을 찍으려는데 아까씨들이 단체로 오길래 기다렸다가 한방 찍었습니다^^


창문을 닦고 있는 아저씨. 힘내세요!!


이젠 좀 익숙해져버린 이곳 건축양식.


사진 왼쪽에 보이듯이 이곳을 세운 날짜가 있습니다. 다음 사진과 비교해보시죠!


위의 것과 차이가 있죠? 때려부수고 다시 지어서 이런 차이가 있답니다.


뭐 어디서나 빠지지 않는 성당입니다. 집으로 갈 때 즈음에 종소리가 울리던데...



정말 독특합니다. 아이가 장난친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멋있다는 생각보다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짜리찌노는 예까쩨리나 대제가 별장으로 쓰려고 건축을 지시한 곳입니다. 1785년에 완공되었지만 예까쩨리나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해 부수고 다시 지은 참 골치아픈 역사를 갖고 있죠. 왠만하면 살지 참... 그녀의 성격을 드러내주는 사건이 아닐까 싶네요. 아무튼 지금은 그런 사연과 여러번의 수리를 통해(작년, 그러니까 2008년에도 수리를 했었습니다.) 지금의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짜리찌노 입구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입구부터 뭔가 포스가 느껴지지 않나요? 기대되는군요^^

안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풍경입니다. 산 너머 궁궐이 보이네요. 다리를 건너면 곧 만날 듯합니다.

그림 같은 자연입니다. 깔로멘스까야를 떠올리게 하네요.

다리를 건너볼까요?!

아까보다 더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뭔가 조잡한 무언가는 원래 분수인데 지금 작동은 안하고 있습니다. 좀 아쉬웠다는...


제가 건너온 다리입니다^^


사진에서 여러본 다리입니다. 저 위를 걸어다닐 수 있답니다.

바로 여기가 다리! 참 아름답죠?^^

사진에 보이는 궁궐이 바로 예까쩨리나가 다시 지으라고 해서 지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못보고 죽었다는데... 아이러니 하네요. 결국 그녀가 이거에 기여한건 만들라고 시켰다는 것 뿐...


건물 양식이 참 독특합니다. 러시아의 전통 양식은 아니고 어디선가 영국의 영향도 받았다고 들은 것 같은데... 확실히 알게 되면 정보를 첨가하겠습니다^^

 

 모스크바에 여행오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걱정되는 건 다름아닌 음식일 것입니다. 세계 1~2위를 넘나드는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는 모스크바는에서는 아무 음식점이나 들어갔다가는 그 가격에 놀라고 또 그 맛에 놀라는 불행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어딜가나 평균적인 맛을 내고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음식이며 찾기 쉬운 음식점을 대라고 하면 일본 초밥집을 댈 수 있겠습니다. 모스크바에서까지 일본 음식을 먹고 싶은 건 아니지만 그 간단함과 담박한 맛, 몸에 좋은 생선으로 만들어졌다는 그러한 장점 탓에 가끔 초밥집을 찾고는 합니다. 하지만 예의 그 가격 때문에 늘 먹으면서 얇은 지갑을 걱정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찾은 아르바트의 한 초밥집은 오후 3시부터 6시까지에 한해(주말 포함) 모든 음식과 음료를 두배로 주는 행사를 하고 있어서 큰 부담없이 한끼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음식점 사진을 찍는걸 잊었는데 다음에 가면 꼭 찍어오겠습니다. 일단 제가 주문한 음식들을 살펴보시죠.

행사로 인해 100루블이 되어버린 장어 롤입니다. 원래는 380루블인데... 참 맛있었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

이건 하나를 시키면 하나를 더 주는 행사를 적용받은 것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같은 초밥이 두개씩 나온걸 확인할 수 있죠^^

 이건 연어롤^^ 역시 100루블!

이건 맛나게 먹은 장어를 접사로 찍어본 것입니다^^

 행사로 두배로 주거나 100루블로 일괄 제공하지만 맛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뭐 제가 미식가인 건 아니라 맛은 잘 모르긴 합니다만... 여행에 지쳤거나 주머니가 가벼울 때 들려보는건 어떨까요?
 아래는 찾아가는 주소입니다. 다만 이 행사는 바뀔 수도 있으니 주의하셔야 하고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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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에 여행 온다면 주위 사람들한테 선심 쓰는 척이라도 하고 싶다면 반드시 마뜨료슈까를 사가야 한다. 가장 유명한 기념품일 뿐만 아니라 집에 가져다 놓으면 은근히 장식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마뜨료슈까는 처음에 보면 그냥 유치한 장난감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지만 한겹한겹 벗겨낼 때마다 달라지는 무늬와 마지막 조각의 그 섬세함을 보게 된다면 그 세밀함에 참 놀라게 된다. 물론 비싼 것에 한정된 거긴 하지만... 
 이번 학교 선생님이 제안한 마뜨료슈까 박물관은 그동안 크레믈 같은 관광지나 세르게이프 파싸드 같은 곳에서 보던 가판대에서만 보던 것들을 총집합시킨 것은 물론이고 왕들을 위한 마뜨료슈까부터 아이들을 위한 귀여운 마뜨료슈까까지 다양한 것들을 진열하고 있었다. 다만 아쉬운 건 사진 찍는걸 금지시켜서 사진을 찍어오진 못했다.

 유일하게 사진 촬영을 허용한 대형 마뜨료슈까 앞에서 한장!~



 박물관 1층에선 역시 마뜨료슈까를 팔고 있었다. 이즈마일롭스끼나 세르게이프 파싸드보단 당연히 비샀다.

 박물관 자체는 크지 않지만 만약 마뜨료슈까에 관심이 있거나 한번에 많은 마뜨료슈까를 보고 싶다면 한번 구경하는 걸 권한다. 하지만 다녀온 내 생각엔 세르게이프 파싸드 길거리가 더 나은 것 같다. 물론 이번엔 박물관 안내인의 안내를 받아(돈을 내고) 마드료슈까의 역사에 대해 한번 들어본 것에 큰 의미가 있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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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토요일 아침(모스크바 시간) 나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잠을 벌떡 깨버렸다. 1년 전 자신이 정적으로 삼던 자들에게 정권을 내준 뒤 현 정권에게 수많은 의혹과 들쑤심을 당한 후 국민들까지 등을 돌리자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길을 택한 듯 하다. 평소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현 정권의 꼬라지가 너무 기가 막혀 정치란 뉴스와 인터넷 동영상, 100분 토론 등을 즐겨 보게 되었는데 이 때부터 노무현이란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었는지, 또 무모한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홀로 편한 길을 택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않고 항상 낮은 자들과 함께하려 했던 사람. 그래서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그래서 일찍 숨을 끊을 수밖에 없었던 노무현. 그의 마지막을 함께 할 순 없지만 조금이라도 내 마음을 가볍게 하고자 대사관에 자리한 분향소로 향했다.

처음으로 가본 대사관 입구. Стоп이라 써진 러시아어와 출차주의라고 써있는 표지판이 여기가 대사관임을 알려준다.

 한국 대사관임을 알려주는 듯한 벽.

 분향소를 가르키는 표지판. 영전 사진은 찍지 않았다. 그런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대는 건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기에.

 이번 사건을 보면서 참 많은 걸 느꼈는데 한가지 표현하자면 늙은 나이에 자살한다는 게 쉬운 게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다. 일본인의 예를 들어 좀 그렇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보면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미시마 유키오를 떠오르게 되었다. 왜 그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는 조금 다르긴 하다. 이미 어렸을 때부터 추구하던 신념대로 살아왔고 숱한 역경을 거쳐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권력까지 이룬 그가 재야에서 할 수 있는 정치 범위는 제한되어 있기에 최후의 항변으로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뉴스 속보를 보니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이 전에 들리던 말들과 다른듯 하다. 아무쪼록 어서 진실이 밝혀져 고인의 죽임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모스크바에서 기차표를 사려면 다소 복잡합니다. 아니, 정보를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일단 tutu.tu에서 날짜와 시간대를 확인한 후 역으로 가서 사면 되는데 아무 역(вокзал)에서나 살 수는 있지만 이 때 안 내도 되는 수수료를 물리게 되는 수도 있습니다다.

 시베리아 횡단을 하시려는 분들이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역은 미뜨로 꼼쏘몰쓰까야 역에 있는 카잔스키 버끄잘입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꼼쏘몰쓰까야에는 버끄잘이 3군데 있으니 잘 찾아가야 한다는 것. 수수료는 290루블이나 하니 꼭 이곳에서 표를 사기 바랍니다. 외화 낭비할 필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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