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감명깊기 읽은 부활의 저자인 톨스토이의 집을 다녀왔다. 모스크바에 왔을 때부터 가려고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날을 잡게 되었다. 어차피 집에서 걸어갈 수도 있는 거리인데 너무 게을러진건 아닌가 싶다.

 모스크바의 날씨는 참 정신없는데 방문 당시 햇볕이 비쳐서 사진 찍기에 아주 좋았다. 다만 좀 추웠다는 걸 제외하면. 토요일이고 날씨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은 매우 적은 편이었다. 덕분에 조용하고 차분하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톨스트이는 1882년부터 1901년까지 20년간 여기에서 겨울을 지냈으며, 그의 자식들이 이후에도 이곳에서 살았다. 톨스트이의 집은 넓은 정원이 인상적이며, 각계의 다채로운 구성원들이 모여 토론, 낭독회, 콘서트 등을 개최할 정도로 멋진 저택을 가지고 있다. 16개의 방에 톨스트이 개인 소장품 4,000여점이 보존되어 있다. 

 2층을 올라가는 계단에 서있는 곰과 인사하는 장면^^ 절대 돈을 빼앗으려는 건 아님!

                                       2층을 올라가자마자 있는 체스판과 쇼파. 이곳에서 그의 친구들과 체스를 즐겼다고 한다.
                                                   그 친구들도 유명한 사람들인데 지금 누구인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역시 2층에 위치한 방. 큰 거실이라 써있고 벽에 톨스트이의 부인과 딸의 사진이 걸려있다.

 주방이다. 당시 썼던 그릇들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다. 톨스트이가 썼던 그릇이라니 참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는 게 참 대단하다. 직지고 뭐고 다 외국에 있는 우리나라와 참 대비되는 모습이다. 

 톨스트이 서재 앞에서 한방^^

 톨스트이의 책상. 눈이 안 좋은 톨스트이는 안경을 떨어뜨리면 이 방을 기어다니면서 안경을 찾았다고 한다.
 여기서 쓴 책은 몇권이 있는데 그중 내가 읽은 부활도 여기서 저술했다고 한다. 뭔가 대단한 곳이란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이제까지 구경한 것들도 대단하고 올린 사진도 찍은 사진에 비해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사진찍는 허가증이 입장료의 5배나 비싸서 엄청나게 찍어댔다.) 그들을 다 합쳐도 이 사진만 못하지 않나 싶다. 이 언덕은 톨스트이가 창작의 고통에 시달릴 때마다 한줌씩 흙을 모아 만든 언덕인데 그게 모여서 지금 사진과 같은 언덕이 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무언가에 미치면 뭐가 되긴 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생각하는 척 좀 해봤다^^ 
 
 이곳을 들리면서 1박 2일간 모스크바에 여행온 한국인 아주머니들을 보았는데 이 짧은 기간동안 도대체 뭔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2달이 넘는 시간을 지냈지만모스크바가 뭔지 도대체 알 수 없는데 후딱후딱 명소만 들리는 여행이 어떤 감흥을 줄까참 안쓰러워 보였다. 길고 긴 창작의 고통을 언덕을 쌓으면서 이겨낸 톨스트이와 참 대비되어 보였다 할까. 앞으로 짧게는 8개월, 길게는 20개월을 있을 이 모스크바의 삶을 행운으로 여기고 이곳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걸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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