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달여 전에 산 백조의 호수 공연 날이다. 오늘까지 해서 3일 연속 문화 생활(박물관 둘에 발레까지)이라 참 뿌듯하다. 스트레스도 확 날아가는 듯 하다. 
 생애 태어나 처음 본 발레 공연. 뮤지컬을 보고 싶었으나 말을 하나도 못 알아듣는 관계로, 그리고 같이 간 동행자의 바람대로 발레를 보았다. 뭐, 아직 뮤지컬을 보진 못했지만 대만족이다. 
 백조의 호수는 2막으로 이루어지는데 대충 설명하자면 1막은 왕자가 궁전에서 파티를 하고 사냥을 나가는 모습이 묘사되며 2막에서는 왕자가 실수로 흑조를 백조로 착각해 청혼을 해 백조가 실망한 후 사라지는 모습이 묘사된다. 해피 엔딩이냐 그 반대이냐는 연출자의 마음이라는데 오늘 본 공연은 비극으로 끝났다.


 옛날 포스터


 늘 표정관리 안 되고 무뚝뚝한 얼굴...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할까...



 MB 닮은 꼬마애가 날 쳐다보고 있다! 쉬는 시간이나 공연 전에 이곳에서 사람들은 가볍게 배를 채운다.
 덩달아 주머니도 가벼워진다! 0.6리터 물이 80루블ㄷㄷㄷ

 공연장 내부
 입장 시작하자마자 들어가서 좌석이 비어있는데 공연 시작 후 꽉 찼다. 

 연주자들을 쳐다보고 있는 꼬마애들. 우리나라에도 이런 풍경이 있을까?

 어느 정도 자리가 차있는 공연장. 공연 시작 후엔 매너상 사진을 찍지 않았다.

 아, 정말 대단한 공연이었다. 지루할거라 생각했던 건 기우였음이 분명했고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악마의 춤사위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모스크바에 온다면... 공연을 꼭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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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 선생님이 표를 주셔서 가게 된 엠게우 오케스트라! 평소 클래식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모스크바까지 왔는데 문화 생활을 해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큰맘 먹고 가게 되었다. 그리스의 아프로디테와 그날 처음 알게 된 노르웨이의 노라와 함께 가는 길은 영어와 러시아어가 섞인 정말이지 말이 잘 안 통하는 가시밭이었다. 다만 영어도 공부해야지 하는 생각에 간 것일 뿐. 가는 도중에 아프로디테가 너무 배가 고프다 해서 간판 구경만 해본 일식집에 들렸다ㄷㄷ 여기 외식비는 정말이지 무서워서 들어가기 싫었지만 배가 고프다는데 어쩔 수 없지. 들어가서 난 쥬스한잔을 시켰는데. 난 그냥 목이 말랐을 뿐이고, 근데 그게 200루블이나 한 것 뿐이고ㅠㅠ 다음엔 여자친구 만들면 그때나 와야지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엔 이상하리만치 사람이 없었지만 막상 공연장에 도착하니 인산인해였다. 역시 공짜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우리 나라에 클래식 공짜 공연이 있다해도 여기처럼 사람이 많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새삼 이곳 사람들의 문화 수준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은 탓에 앉을 수가 없었고, 서서 클래식을 듣는 건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같이 온 친구들 탓에 그저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행이 먼저 가자고 말해줘 일찍 나와버렸다.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늦게 온 나의 잘못일 뿐. 다음 공짜 공연엔 좀 더 부지런을 떨어야겠다.
 다른 반에서 러시아어를 배우는 분께 받은 초대권으로 크레믈 궁에서 열린 음악회를 구경했다. 처음으로 들어간 크레믈 궁도 멋있었고 아름다운 공연도 참 좋았다. 러시아 군악대의 씩씩한 연주 솜씨와 터키의 아기자기한 공연이 어우러져 참 즐거웠다. 특히 마지막 칼린까는 정말 신나고 즐거운 음악이었다! 러시아 예술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느끼게 된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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