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선생님이 표를 주셔서 가게 된 엠게우 오케스트라! 평소 클래식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모스크바까지 왔는데 문화 생활을 해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큰맘 먹고 가게 되었다. 그리스의 아프로디테와 그날 처음 알게 된 노르웨이의 노라와 함께 가는 길은 영어와 러시아어가 섞인 정말이지 말이 잘 안 통하는 가시밭이었다. 다만 영어도 공부해야지 하는 생각에 간 것일 뿐. 가는 도중에 아프로디테가 너무 배가 고프다 해서 간판 구경만 해본 일식집에 들렸다ㄷㄷ 여기 외식비는 정말이지 무서워서 들어가기 싫었지만 배가 고프다는데 어쩔 수 없지. 들어가서 난 쥬스한잔을 시켰는데. 난 그냥 목이 말랐을 뿐이고, 근데 그게 200루블이나 한 것 뿐이고ㅠㅠ 다음엔 여자친구 만들면 그때나 와야지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엔 이상하리만치 사람이 없었지만 막상 공연장에 도착하니 인산인해였다. 역시 공짜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우리 나라에 클래식 공짜 공연이 있다해도 여기처럼 사람이 많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새삼 이곳 사람들의 문화 수준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은 탓에 앉을 수가 없었고, 서서 클래식을 듣는 건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같이 온 친구들 탓에 그저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행이 먼저 가자고 말해줘 일찍 나와버렸다.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늦게 온 나의 잘못일 뿐. 다음 공짜 공연엔 좀 더 부지런을 떨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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