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냐 저제냐 기다리던 학교 소풍을 갔다. 쯔모 등록할 때부터 기다리던 소풍인데 온지 세달이 거의 되어서야 가게된 것이다. 원래는 올가(러시아어 선생님)가 러시아 전통 박물관을 예약하려 했는데 계속 전화를 안 받아서 다른 데를 찾다가 보드카 박물관을 가기로 했다. 전통 박물관보다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지만 가면 한잔 주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즈마일롭스키 지하철 역에 있는 동상이다. 무얼 기념하기 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았다.
 모스크바에는 이런게 정말 널려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순신 동상 같은게 과장 조금 보태면 그냥 길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보드카 박물관이 있는 멋진 곳이다. 아무리 찾아도 어떤 건물인지 알 수 없었는데 특별한 유적지는 아닌 듯했고 안에는
 기념품점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오른족 아래 써있는 말은 영어로 welcome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입구로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큰 건물이다. 도대체 뭔 건물인지 몰라 그냥 '건물'이라고 표현하려니 참 힘들다!
다음에 한번 더 오던가 해서 알아내야겠다. 
  
러시아 보드카의 역사는 500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쁜 가이드가 계속 뭔가 설명을 했는데 제대로 알아들은 건 이밖에 없다.
 나머지는 그냥 귀만 열어두었을 뿐, 그저 답답할 뿐이었다.
  

 보드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보드카 들이다. 우리나라 소주도 저렇게 종류가 많을까? 아.. 갑자기 안동소주가 당겨온다^^

 병에 써져있는 유리 돌가루키는 모스크바를 세운 인물이다. 이름을 그대로 풀이하면 긴 손을 가진
 사람인데 마치 맥가이버처럼 맨손으로 뭐든지 잘 이뤄냈다고 한다. 저거 한잔 마시면 나도 도시 하나 세우는 건가^^;

 드디어 하나 발견한 내가 아는 보드카! 세계에서 제일 많이 팔리는 보드카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것 같은데 맛이 참 좋다. 한잔 마시면 약 5초 후에 속에서 팍 터지는 느낌이 나면서 몸이 따뜻해진다. 오늘 스미노프 한잔 할까.. 여기서는 700ML가 만원이 채 안하니 이럴 땐 러시아가 참 좋은 나라라고 생각된다!

 사람 이름을 딴 보드카들. 왼쪽에서 네번째는 푸슈킨이고 가장 오른쪽엔 뾰뜨르 대제가 있다.
 문득 이 보드카들이 이 사람들이 살아있을 때 만들어졌을까 하는 궁금이 든다. 내 생각엔 보드카 회사가 일방적으로 이름을 매겨버린 것 같다^^;

 도시 이름을 딴 상뜨 뻬쩨르부르크 술이다.

 100루블이라는 다소 높은 입장료에 많은 기대를 했었는데 그만큼 실망이 좀 컸다. 원래 150루블인데 단체로 간 덕에 그나마 할인이 된 것이었는데 그냥 혼자 왔으면 화가 날 뻔했다. 톨스트이의 집 입장료가 30루블인데 참 볼 것도 많고 좋았는데 여긴 그냥 술병 전시해놓고 너무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다행히 구경을 마친 후 보드카 한잔 따라줘서 그걸로 위안을 삼고 나왔다. 
 오늘은 쩬뜨르를 가려고 고민하던 중 같이 사는 동명이 형의 제안으로 러시아 국영 백화점을 들리기로 했다. 백화점이라 해서 현대식 건물을 기대하면 오산이다. 모스크바 최고의 명소인 붉은 광장에 위치한 굼은 1890년부터 1893년에 걸쳐 세워진 역사깊은 곳이다. 

 굼의 입구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냥 일반 백화점이라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정도로 멋있고, 이쁘다. 이런 통로가 세개 있으며 3층까지 빼곡히 명품들이 입점해 있다. 3층 건물이며 천장을 유리로 만들어 내부를 밝게 하였다. 우리나라 명품관을 가보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가 되진 않지만 러시아 건축물과 우리나라의 건축물을 비교해볼 때 이보다 더 나을거란 생각이 들진 않았다. 

                          1층 중앙에 있는 분수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거나 친구를 기다리기도 하며 여유를 만끽한다.
                                                             이런 명품점 올 정도의 사람들을 위한 장치가 아닌가 싶다.

                                        언뜻 보면 길거리의 다리처럼 보이지만 건물 안이다. 러시아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붉은 광장에서 나와 쩬뜨르 쪽으로 가면 발쇼이 극장 옆에 중앙 백화점, 쭘이 자리잡고 있다. 굼이 워낙 멋진 건물이다보니 상대적으로 쭘이 안좋아보였지만 여기도 어딜가도 뒤떨어지는 곳은 아니다. 이곳은 스코틀랜드의 상인 뮤르와 메릴리스에 의해 19세기에 시작되었으며, 먼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뮤르와 메릴리스'라는 이름으로 개점되었는데, 그 후 1880년에 회사가 모스크바로 이전을 하면서 중앙백화점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1892년과 1902년 사이에 일어난 두 차례의 화재로 인해 1906년 백화점 건물을 새로 짓게 되었다. 세기의 역사를 자랑하는 중앙백화점은 모스크바에서 대형백화점 축에 속하며 모스크바의 가장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찾아가는 길 - 굼

찾아가는 길 - 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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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감명깊기 읽은 부활의 저자인 톨스토이의 집을 다녀왔다. 모스크바에 왔을 때부터 가려고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날을 잡게 되었다. 어차피 집에서 걸어갈 수도 있는 거리인데 너무 게을러진건 아닌가 싶다.

 모스크바의 날씨는 참 정신없는데 방문 당시 햇볕이 비쳐서 사진 찍기에 아주 좋았다. 다만 좀 추웠다는 걸 제외하면. 토요일이고 날씨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은 매우 적은 편이었다. 덕분에 조용하고 차분하게 구경을 할 수 있었다. 톨스트이는 1882년부터 1901년까지 20년간 여기에서 겨울을 지냈으며, 그의 자식들이 이후에도 이곳에서 살았다. 톨스트이의 집은 넓은 정원이 인상적이며, 각계의 다채로운 구성원들이 모여 토론, 낭독회, 콘서트 등을 개최할 정도로 멋진 저택을 가지고 있다. 16개의 방에 톨스트이 개인 소장품 4,000여점이 보존되어 있다. 

 2층을 올라가는 계단에 서있는 곰과 인사하는 장면^^ 절대 돈을 빼앗으려는 건 아님!

                                       2층을 올라가자마자 있는 체스판과 쇼파. 이곳에서 그의 친구들과 체스를 즐겼다고 한다.
                                                   그 친구들도 유명한 사람들인데 지금 누구인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역시 2층에 위치한 방. 큰 거실이라 써있고 벽에 톨스트이의 부인과 딸의 사진이 걸려있다.

 주방이다. 당시 썼던 그릇들이 고스란히 전시되어 있다. 톨스트이가 썼던 그릇이라니 참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는 게 참 대단하다. 직지고 뭐고 다 외국에 있는 우리나라와 참 대비되는 모습이다. 

 톨스트이 서재 앞에서 한방^^

 톨스트이의 책상. 눈이 안 좋은 톨스트이는 안경을 떨어뜨리면 이 방을 기어다니면서 안경을 찾았다고 한다.
 여기서 쓴 책은 몇권이 있는데 그중 내가 읽은 부활도 여기서 저술했다고 한다. 뭔가 대단한 곳이란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이제까지 구경한 것들도 대단하고 올린 사진도 찍은 사진에 비해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사진찍는 허가증이 입장료의 5배나 비싸서 엄청나게 찍어댔다.) 그들을 다 합쳐도 이 사진만 못하지 않나 싶다. 이 언덕은 톨스트이가 창작의 고통에 시달릴 때마다 한줌씩 흙을 모아 만든 언덕인데 그게 모여서 지금 사진과 같은 언덕이 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무언가에 미치면 뭐가 되긴 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생각하는 척 좀 해봤다^^ 
 
 이곳을 들리면서 1박 2일간 모스크바에 여행온 한국인 아주머니들을 보았는데 이 짧은 기간동안 도대체 뭔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2달이 넘는 시간을 지냈지만모스크바가 뭔지 도대체 알 수 없는데 후딱후딱 명소만 들리는 여행이 어떤 감흥을 줄까참 안쓰러워 보였다. 길고 긴 창작의 고통을 언덕을 쌓으면서 이겨낸 톨스트이와 참 대비되어 보였다 할까. 앞으로 짧게는 8개월, 길게는 20개월을 있을 이 모스크바의 삶을 행운으로 여기고 이곳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걸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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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일 전 간 디스꼰트 쩬뜨르를 또 들렸다. 물론 이번엔 깔루즈스카야에 있는 곳이 아닌 꾼쩹스카야에 있는 곳으로 갔다. 전에 랄프로렌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샀기 때문에 큰 기대를 안고 가게 되었다. 물론 처음 가보는 서부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구.

 이제까지 가본 역 중에서 아마 이 역이 가장 깔끔한 역이 아니었나 싶다. 신도시의 느낌이 좀 든다고 할까.

 디스꼰뜨 쩬뜨르를 찾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지도로 미리 파악하기도 했고 역 주위에 있었으니까.

 뭔가 이쁘게 꾸미려고 한 노력이ㅋ

 저 큰 건물이 바로 옷가게다! 정말 큰 기대를 하게 만들었지!! 전에 갔던 곳은 무슨 창고같은 느낌이었는데.


 건물도 이쁘고 맘에 드는 옷도 간간히 있었지만 너무 비쌌다ㅠㅠ 러시아는 제조업이 너무 부실해서 모든 물건을 수입에
의존하다보니 적당한 가격이라는 개념이 없는 듯하다. 그저 내년 2월 대박세일을 기대할뿐.

 쇼핑을, 정확히는 아이 윈도 쇼핑을 즐긴 후 밖에 나오니 이미 컴컴한 저녁이었다. 문득 좋은 아파트가 눈에 띄어서 봤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저런데 살자는 생각에서 한방 찍었다^^ 


 지리 선생님이 견학을 가자고 해서 간 엠게우 지리 박물관! 역시 지리는 러시아에 와도 재미가 없구나 하는 생각으로 유유히 이곳저곳을 돌아보던 중 확연히 눈에 띄는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바깥으로 보이는 끝내주는 경치! 

 러시아를 아우르는 모스크바 강과 저 사열하듯 반듯이 서있는 나무들은 더없이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인다.
 
 오와 열의 결정체는 바로 이런게 아닐까. 만드느라 정말 수고했을 장병(?) 여러분께 기꺼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올해 맨유와 첼시가 챔스 결승전을 벌인 루츠니키 스타디움이다. 지금은 이렇게 한적하지만 챔스 결승전 했을 때는 대단했겠지..
 지리 선생님이 표를 주셔서 가게 된 엠게우 오케스트라! 평소 클래식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모스크바까지 왔는데 문화 생활을 해야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큰맘 먹고 가게 되었다. 그리스의 아프로디테와 그날 처음 알게 된 노르웨이의 노라와 함께 가는 길은 영어와 러시아어가 섞인 정말이지 말이 잘 안 통하는 가시밭이었다. 다만 영어도 공부해야지 하는 생각에 간 것일 뿐. 가는 도중에 아프로디테가 너무 배가 고프다 해서 간판 구경만 해본 일식집에 들렸다ㄷㄷ 여기 외식비는 정말이지 무서워서 들어가기 싫었지만 배가 고프다는데 어쩔 수 없지. 들어가서 난 쥬스한잔을 시켰는데. 난 그냥 목이 말랐을 뿐이고, 근데 그게 200루블이나 한 것 뿐이고ㅠㅠ 다음엔 여자친구 만들면 그때나 와야지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엔 이상하리만치 사람이 없었지만 막상 공연장에 도착하니 인산인해였다. 역시 공짜니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우리 나라에 클래식 공짜 공연이 있다해도 여기처럼 사람이 많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니 새삼 이곳 사람들의 문화 수준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은 탓에 앉을 수가 없었고, 서서 클래식을 듣는 건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같이 온 친구들 탓에 그저 기다리고 있었는데 다행이 먼저 가자고 말해줘 일찍 나와버렸다.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늦게 온 나의 잘못일 뿐. 다음 공짜 공연엔 좀 더 부지런을 떨어야겠다.
 4일간의 휴일 중 마지막인 오늘 역시 집에서 소일할 순 없다! 하는 생각에 동명이 형과 함께 쇼핑을 떠났다. 원래는 집 주위의 스포츠 용품점을 가려는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계획이 급변경되어 지하철 5정거장 거리의 깔루즈스카야에 위치한 명품 할인매장을 들리게 되었다.

 늘 사진을 올릴 때마다 생각나는 건데 난 참 사진을 안 찍고 다닌다.. 저 내부안 사진만 딱 찍었어도
글 쓸때 기분좋게 올릴텐데 말이다. 다행이 셔츠 한장을 사와서 그 사진은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랄프로렌의 셔츠다. 인터넷에서 가격을 확인하면 15만원 정도로 확인되는데 내가 지불한 가격은 500루블로 대충 한화로 25000원정도 된다. 다른 색이 있었으면 또 사고 싶을 정도이다. 매년 2월 모스크바에서 엄청난 세일을 한다는데 정말 기대된다.


0123
 기숙사에서 두정거장 떨어진 빠르크 꿀투루이에 위치한 이 수도원은 옐친과 체홉 등의 묘지가 있다고 한다. 원래 그 무덤들을 보려고 간 것이었는데.. 이상한 전쟁 영웅의 묘들만 보고 정작 보려던 무덤은 어디에 있는지 찾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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