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하면 단연 떠오르는 이미지는 스킨헤드, 소련, 공산주의 등등 대체로 어두운 것들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에는 이런 것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미녀와 백야와 같이 좋은 것들도 많답니다. 그 중 빠지지 않는 건 바로 음악! 러시아 음악은 참 유명하죠. 그 중 한 사람을 꼽자면 빠지지 않는 사람이 차이코프스키입니다. 학교 음악 교과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할 뿐더러 그의 음악을 들어보면 "아~ 이게 차이코프스키야?"하고 탄성을 지르게 마련입니다. 러시아에서는 그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의 이름을 딴 학교도 있으며 당연히 그의 박물관도 있습니다. 그 중 오늘은 끌린에 위치한 차이코프스키 박물관에 들리기로 했습니다.
 끌린은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84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이곳에 1년 반 정도를 살았으며 이곳에서 여러 곡을 썼다 합니다. 교향곡 6번 '비창', '호두깍기 인형', '잠자는 미녀' 등이 끌린에서 작곡한 대표작들입니다. 이곳은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에 의해 파괴되었지만, 1945년 5월 6일 그의 생일 전날 재개관하였으며 그가 쓰던 물건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뭔가 풀리는 날인가 봅니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차이코프스키 아저씨가 기다리고 계시네요.


박물관을 가는 길에서 발견한 이쁜 집입니다. 이런 집에서 살고 싶다고 몇번을 말했는지 흠...


차이코프스키 박물관이라고 써있습니다. 호기롭게 사진을 찍고 여기 문으로 입장하려 헀으나! 굳게 닫힌 문에는 뒤편 콘서트홀 쪽으로 들어가세요 라고 써있더군요... 뭐 그정도야 좀 더 걸어줄 수 있지!


입장료는 160루블이었습니다. 외국인 학생 기준인데, 전에는 박물관에서 외국 학생과 자국 학생 구분을 두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전에 보로지노의 역사-전쟁 박물관처럼 여기도 외국 학생에 더 많은 돈을 받더군요. 공교롭게 이런 박물관들만 그런건지... 아무튼 생각보다 비싸게 주고 입장을 했습니다. 사진은 추가로 100루블 더 내었구요.사진은 차이코프스키 초상화고 제 신발에는 이쁘게 덧신이 씌어 있군요.



차이코프스키가 받은 상입니다. 러시아 황실 음악 협회에서 줬다고 써있군요.


1년 반밖에 머무르지 않았지만 역시 이렇게 많은 책들이 꽂혀 있군요. 똑똑해지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하나 봅니다.


보시다시피 이건 그의 침대


왼쪽에 나와있는건 그가 쓰던 그랜드피아노인데 사진에 잘 안 나왔네요...





 

성당에서 나왔는데... 휴 앞으로 얼마나 더 걸어야 하는 걸까요...


와우! 이게 얼마만에 보는 개구리야! 망원렌즈가 있었다면 좀 당겨서 보는건데 도망갈까봐 이정도 거리에서밖에 찍지 못했습니다.

 

이 탑은 좀 간지가 나지 않습니까? 바로 박물관 정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써있는 말들이 약간 고어인 듯 합니다. 탑을 주위로 글을 써놓았는데 조국 전쟁 당시의 상황을 묘사한 것입니다. 나폴레옹 측과 러시아 측의 사상자 수 등등..


이곳이 바로 그토록 찾던 박물관!!! 깔끔해 보이는군요.


후훗, 당신을 만나기 위해 이렇게 고생을 한거군요.


이것은 전쟁 당시 배치상황을 묘사한 것인데 봐도 잘 모르겠더군요.


보람찬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휴.. 오늘은 5시간을 그냥 대책없이 걸었군요.


기차는 텅~ 비어 있었답니다. 혼자서 이렇게 사람도 없는 시골까지 올 줄은 저도 몰랐어요. 여행책에는 그래도 사람이 어느 정도는 있을 것처럼 써있었는데...

 

모스크바에 돌아오니 출발을 기다리는 기차들이 있더군요. 다음에는 이걸 타고 떠나는 건가?^^

 
 모스크바에 있으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자연 하나는 정말 좋다는 것입니다. 대도시임에도 곳곳에 숲이 있으며 사람들이 쉴만한 공간이 있죠. 물론 겨울에는 해가 빨리 져서 이를 누리기 힘들지만 요즘같이 날이 길 때는 정말이지 집에만 있을 수가 없답니다. 해서 시험도 끝났고 집에만 있기 뭐하니 어딜 갈까 고민하다 보로지노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보로지노는 1812년 나폴레옹과 러시아의 꾸뚜조쁘 장군이 전투를 벌인 평원으로 러시아가 전투에서 패했으나 나폴레옹에게 극심한 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폴레옹을 물리치는 초석을 낳게 된 곳입니다. 이곳에는 그 전쟁을 기념하는 박물관과 성당이 있습니다. 

보로지노로 가려면 벨라루스까야 역으로 가야 합니다. 이곳에는 역이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장거리 열차이고 하나는 단거리 열차입니다. 일명 일렉트리츠(электричка)까라고 하죠. 침대칸이 없어 좀 불편하지만 단거리용으로는 괜찮은 운송수단입니다. 특히 학생할인이 50퍼센트나 된다는!!! 단돈 109루블에 떠날 수 있었답니다!

 

벨라루스까야 역에서 보로지노 역까지는 일렉트리츠까로 2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되더군요. 가는 도중 창밖으로 사진도 찍었답니다.

 

도착해서 역 주위를 두리번거렸더니 이런 기념비가 있더군요. 뭔 내용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1812년 보로지노 전쟁을 기념하는 내용입니다 대충.. 오늘의 목적지인 박물관을 가기 위해서는 이 기념비를 정면에서 본다 했을 때 오른쪽으로 꺽어들어가야 합니다.


러시아 여행을 모스크바로만 오셨다면 이런건 못 보셨을 거에요. 이런 집을 봐야 러시아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죠!


이 길을 걸어갔네요. 혼자서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걷는 도중 이런 기념비들이 많았어요. 사진 찍느라 심심하지는 않았다는^^




보신 것처럼 많은 기념비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세계 2차대전과 나폴레옹 전쟁이 벌여진 전장답게 기념비가 섞여있었어요.


이 성당은 저를 낚시질한 성당입니다. 별다를 것 없는 성당인데, 이게 목적지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허탕치고 나왔다는... 그래도 전쟁 기념 성당이긴 했어요.


보시다시피 이런 작품도 있었구요.




 
 학생 입장에서 모스크바의 단점을 꼽으라면 단연 꼽히는 것이 바로 물가죠. 바로 이 물가 때문에 우리는 나가서 밥을 먹지 못합니다. 가난한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호사는 바로 서로의 집에 놀러가는 것이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외로움도 달래고 말이죠. 시간은 다소 지났지만 그때의 사진을 들춰보게 되네요.





이렇게 서로 다들 음식 준비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었답니다. 전 사진 찍는다는 핑계로 그냥 셔터만 누르면서^^

 


오랜만에 학교 친구들 만나고 좋은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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