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뒤 오라는 주코프스키 박물관 안내인의 말에 또다른 목적지인 파스테르나크의 박물관으로 향했다. 아래 사진에 나오는 건물이 파스테르나크의 박물관인데 이 넓은 정원에 쓰인 작은 팻말만이 이곳이 박물관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정말 힘들게 찾아왔지만 이전까지 들렸던 박물관에 비해 이곳은 좀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사실이다. 전시품도 많지 않고 볼 것도 별로 없었다.
 사진에 보이는 건 그의 아버지부터 해서 그의 가족들의 앨범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누운 침대. 톨스트이 박물관은 근처에도 못 가게 했었는데 이곳에서는 직원이 없는 사이 슬쩍 앉을 수도 있었다.

 직원이 오기 전에 재빨리 한컷^^ 원래 사진을 찍으려면 돈을 지불했어야 했다.

 이번 여행 중 가장 인상깊은 사진을 꼽으라면 이 사진을 꼽을 수 있겠다. 파스테르나크가 닥터 지바고를 집필한 책상이다.
 은휘가 직원에게 앉아서 사진을 찍을 수 있냐고 물어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파스테르나크의 마스크.
 
마지막으로 나의 셀카^^

 찾느라 참 고생을 많이 했고 막상 가보니 모스크바의 박물관처럼 잘 꾸며져있는 것도 아니어서 약간은 실망을 했지만 이런 식으로 무작정 길을 찾는 여행도 참 즐겁다는 걸 느꼈다. 물론 결과가 긍정적이라 그런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후에 안 일이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지도에 이곳이 표기되어 있었다...OTL 사전 조사의 중요성을 알게 해준 여행이었다.

 이곳에 놀러온 이유는 모스크바를 벗어나 자연을 만나는 게 1차적 목표였기 때문에 사실 이곳에 있다는 박물관은 나의 큰 관심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먹을 것을 싸오지도 않았으며 길가에 앉아 자연을 만끽하기엔 영하 10도가 넘는 날씨 탓에 그런 여유는 호사일 뿐이었다. 해서 파스테르나크와 주콥스키의 박물관을 찾기로 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그들은 그렇게 유명하지가 않은 모양이었다.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다 잘 모르는 눈치였는데, 이 사람들이 이상하게 오지랖만 넓어서 자기 생각만 잔뜩 말하는 것이었다. 이 사람한테 묻고, 저 사람한테 물어 5명 정도의 도움아닌 도움을 받아 차만 다니는 외곽 도로까지 나섰다.
 
 길을 따라 사진 중앙에 위치한 도로 끝 너머에서부터 두번째 사진에 보이는 뻥 뚫린 길로 믿을 수 없는 안내를 받고 무작정 길을 떠났다.

 
추운 가운데 셀카 한방! 입술은 부르트고 모자는 눈 투성이에... 하지만 아름다운 경관과 모험감에 미소를 띄고 있다^^

한참을 헤메고서 드디어 발견한 추콥스키 박물관!
  하지만... 쉬는 시간이라 20분 뒤에 오란다... ㅠㅠ 이 추운 날씨에 어디서 산책을 하다 가느냐는 말이냐! 하고 싶었지만
 아직 못 찾은 파스테르나크의 박물관이 있기에 그곳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박물관 입구에 붙어있던 온도계. 영하 11도를 가리키고 있다. 으... 추워.




 모스크바에서 전철(Электричка)을 타고 불과 6정거장, 20분쯤 떨어져 있는 빼레젤키노는 그 짧은 거리를 무색하게 할만큼 개발되지 않은 시골이다. 이곳에는 의사 지바고를 쓴 파스테르나크의 박물관과 영문으로 된 동화 등을 많이 번역한 주콥스키의 박물관이 있다.
 
 같이 간 은휘가 전에 블라지미르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이곳은 블라지미르보다 시골 같다고 했다. 안타깝게
 이곳의 전경을 찍은 사진이 없는데 여기는 이렇게 눈밖에 안 보인다고 보면 된다. 

박물관을 찾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중 발견한 폐가!!! 시원하게 창문들이 뚫려있었고 곳곳에서 낙서가 발견되었다.

 이런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과 문구. Punk is not dead. GUM-X라는 밴드의 용원이 형을 아는데 그 형한테 보여주면 좋아할 것 같다.

 이름 모를 성당. 공사 중이었다. 분명 유명한 건물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눈이 사뿐히 쌓여있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별장 구역이다. 모스크바 사람들은 별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이 그런 곳이다. 전에 선배 직장 동료의 초대로 간 곳보다 좋지는 않았다.


 박물관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서로 한장씩 찍어줬다. 남의 별장 앞에서 찍는 재미도 쏠쏠했다.

 누군가의 말처럼 1월 달력으로 쓰면 딱 좋을 사진이다. 길가에 쌓인 눈은 짜증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늦추지만
 이런 곳에 쌓인 눈은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늦추는 매력이 있다.

 처음으로 나간 모스크바 외곽. 아무런 정보도 없이 나갔기에 더욱 재미있었다. 박물관으로의 여정은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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