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에 있으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자연 하나는 정말 좋다는 것입니다. 대도시임에도 곳곳에 숲이 있으며 사람들이 쉴만한 공간이 있죠. 물론 겨울에는 해가 빨리 져서 이를 누리기 힘들지만 요즘같이 날이 길 때는 정말이지 집에만 있을 수가 없답니다. 해서 시험도 끝났고 집에만 있기 뭐하니 어딜 갈까 고민하다 보로지노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보로지노는 1812년 나폴레옹과 러시아의 꾸뚜조쁘 장군이 전투를 벌인 평원으로 러시아가 전투에서 패했으나 나폴레옹에게 극심한 피해를 입혔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폴레옹을 물리치는 초석을 낳게 된 곳입니다. 이곳에는 그 전쟁을 기념하는 박물관과 성당이 있습니다. 

보로지노로 가려면 벨라루스까야 역으로 가야 합니다. 이곳에는 역이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장거리 열차이고 하나는 단거리 열차입니다. 일명 일렉트리츠(электричка)까라고 하죠. 침대칸이 없어 좀 불편하지만 단거리용으로는 괜찮은 운송수단입니다. 특히 학생할인이 50퍼센트나 된다는!!! 단돈 109루블에 떠날 수 있었답니다!

 

벨라루스까야 역에서 보로지노 역까지는 일렉트리츠까로 2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되더군요. 가는 도중 창밖으로 사진도 찍었답니다.

 

도착해서 역 주위를 두리번거렸더니 이런 기념비가 있더군요. 뭔 내용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1812년 보로지노 전쟁을 기념하는 내용입니다 대충.. 오늘의 목적지인 박물관을 가기 위해서는 이 기념비를 정면에서 본다 했을 때 오른쪽으로 꺽어들어가야 합니다.


러시아 여행을 모스크바로만 오셨다면 이런건 못 보셨을 거에요. 이런 집을 봐야 러시아를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있죠!


이 길을 걸어갔네요. 혼자서 막막했습니다.


그런데 걷는 도중 이런 기념비들이 많았어요. 사진 찍느라 심심하지는 않았다는^^




보신 것처럼 많은 기념비가 있었답니다. 그런데 세계 2차대전과 나폴레옹 전쟁이 벌여진 전장답게 기념비가 섞여있었어요.


이 성당은 저를 낚시질한 성당입니다. 별다를 것 없는 성당인데, 이게 목적지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허탕치고 나왔다는... 그래도 전쟁 기념 성당이긴 했어요.


보시다시피 이런 작품도 있었구요.




 
 모스크바에서 전철(Электричка)을 타고 불과 6정거장, 20분쯤 떨어져 있는 빼레젤키노는 그 짧은 거리를 무색하게 할만큼 개발되지 않은 시골이다. 이곳에는 의사 지바고를 쓴 파스테르나크의 박물관과 영문으로 된 동화 등을 많이 번역한 주콥스키의 박물관이 있다.
 
 같이 간 은휘가 전에 블라지미르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이곳은 블라지미르보다 시골 같다고 했다. 안타깝게
 이곳의 전경을 찍은 사진이 없는데 여기는 이렇게 눈밖에 안 보인다고 보면 된다. 

박물관을 찾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중 발견한 폐가!!! 시원하게 창문들이 뚫려있었고 곳곳에서 낙서가 발견되었다.

 이런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림과 문구. Punk is not dead. GUM-X라는 밴드의 용원이 형을 아는데 그 형한테 보여주면 좋아할 것 같다.

 이름 모를 성당. 공사 중이었다. 분명 유명한 건물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눈이 사뿐히 쌓여있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별장 구역이다. 모스크바 사람들은 별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이 그런 곳이다. 전에 선배 직장 동료의 초대로 간 곳보다 좋지는 않았다.


 박물관을 찾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서로 한장씩 찍어줬다. 남의 별장 앞에서 찍는 재미도 쏠쏠했다.

 누군가의 말처럼 1월 달력으로 쓰면 딱 좋을 사진이다. 길가에 쌓인 눈은 짜증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늦추지만
 이런 곳에 쌓인 눈은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을 늦추는 매력이 있다.

 처음으로 나간 모스크바 외곽. 아무런 정보도 없이 나갔기에 더욱 재미있었다. 박물관으로의 여정은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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