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예프에 도착한지 둘째 날. 현지 친구들(우크라이나인과 한국인)의 가이드 덕에 하루에 시내 구경을 마쳐 무엇을 할까 생각을 하고 있던 중 문득 체르노빌이 생각났습니다. 체르노빌은 86년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된 곳으로 소련 당국의 늦장 대응과 어우러져 수십 명이 즉사하고 수십만 명이 피폭 후유증으로 아직까지도 고통을 겪게된 장소입니다. 
 유명한 성당이나 광장 등은 모스크바와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아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는데 교과서에서도 접했고 우크라이나 하면 떠오르는 재해이기도 해서 우크라이나 친구한테 부탁해 박물관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체르노빌 박물관 앞
저 멀리 탱크도 보이는데 이 차들이 현재 사람들이 타는 차인지 참사 당시 쓰였던 차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당시 쓰인 차면 방사능에 노출되어 이렇게 전시되진 않을 것 같지만... 

 입구부터 이곳이 방사능과 관련되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체르노빌 원전 모형.

 방사능으로 인해 기형이 된 돼지 태아.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대해 지원을 해준 나라들입니다. 왼쪽 아래에 대한민국 국기도 보이네요.



 UN 지원에 관한 문서. 반가운 반기문 총장님이 보이네요^^

 마침 제가 간 날이 체르노빌 방사능이 유출된 날이라 박물관 앞에서 작은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원래 일요일인데 휴일이니까 금요일로 당겨서 한 것인데 적은 사람들이었지만 이렇게 과거를 기억하고 안타까워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작은 실수, 사고가 얼마나 큰 재앙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남은 사람들도 얼마나 괴로운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박물관 견학을 마치고 원래 민속촌으로 향하려 했는데 4시에 닫는다는 바람에 못 가고 외곽에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이런 점은 모스크바도 마찬가지인데 키예프 안에는 이렇게 좋은 공원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이 여유를 갖고 쉴 수 있는 공간이 이렇게 많다는 건 정말 좋은 것 같네요.

 이번 여행에서 만난 친구들입니다. 우크라이나인과 한국인, 그리고 맨 앞은 고려인(러시아말을 정말 잘해서 붙은 별명이지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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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착하자마자 우크라이나 현지인의 도움으로 쉽게 숙소를 구했습니. 유스호스텔 8인실이 하루에 8불인데 우리가 구한 아파트는 1박에 300그리브나, 그러니까 한화로 5만원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일행이 3명이었으니 1인당 나누면 정말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행운이 있었으니!!! 아직 진행중이지만 이번 여행은 정말 뭔가 행운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저의 더 큰 행운은 글을 계속 보시면 알게 됩니다^^

 3일째까지 머무른 숙소
 안락한 부엌. 모든 기기들이 완비되어 있었습니다.

 침실. 잘 나오진 않았지만 더블 침대와 옷장, 티비가 완비되어 있었습니다!
 
 아르세날나야 역
 같이 간 친구의 친구를 기다리면서 찍은 아르세날나야 역 앞 사진입니다.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듯이 날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언덕에서 바라본 키예프. 드녜프르 강과 저 멀리 아파트 단지가 잘 어우러져 있네요.

 이곳에서는 키예프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연인의 다리
 제가 이름붙인 다리! 연인의 다리입니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지만 다리 가득히 자물쇠가 걸려있습니다. 연인들이 와서 이곳에 자물쇠를 걸어 사랑의 언약을 한다고 합니다. 어디선가 드어본 것도 같은 아름다운 다리네요. 다만 이 곳에 내 자리가 없다는 게 아쉬울 뿐.
 
 저 멀리 보이는 강과 키예프 전경 그리고 나.

 모스크바의 참새 언덕과 같은 곳이다. 키예프가 아주 잘 보인다.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한 것이라 합니다.

 마이단 광장
 소련으로부터의 해방을 기념하면서 만든 광장이랍니다.

 산책하다 배가 고파져 먹은 핫도그. 기본적인 핫도그는 5그리브나고 소세지가 두개인 핫도그는 
9그리브나였습니다.(1그리브나에 약 168원) 모스크바에서는 상대적으로 보기 힘든 핫도그.

 골든 게이트. 사진기의 한계로 제대로 찍기가 힘들었다.

 오페라 하우스 옆에 있는 작은 공원입니다.

 이 저녁식사 가격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40그리브나 안쪽이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돼지고기 샤슬릭에 마요네즈 샐러드, 생선과 사과 쥬스. 이정도 가격이면 모스크바에선 꿈꿀 수 없는 외식입니다.
 4월 20일은 히틀러 생일. 모스크바의 4월은 위험하다고들 하는데 그 중 절정은 20일 히틀러의 생일입니다. 히틀러 덕분인지,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쯔모에서의 수업이 일주일간 취소되어 나는 방 안에만 무료하게 앉아있게 되었죠. 그런데 그렇게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집 안에만 갇혀있으니 좀이 쑤셔 도저히 버틸 수가!!! 공부도 잘 되지 않고 그러다보니 저녁에 맥주만 마시다 시간을 보내고... 해서 생각해낸게 이웃 우크라이나로의 여행!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어도 통하는데다 키예프에 우크라이나인 친구도 있고 해서 그렇게 어렵지 않게 여행을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내일' 가기로 결정했다는 거...
 한국에 있었다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외국 여행이지만 모스크바가 그나마 유럽에 속해 쉽게 국경을 넘는 생각을 하게된 것 같습니다. 주위 친구 2명을 얼른 설득해 '내일' 가자고 설득한 뒤 현지인 친구에게 연락을 구했습니다. 고맙게도 그 친구가 아버지에게 부탁해 기차역에 픽업을 나오시게 하고 방까지 구해준다고 해서 떠나는 발걸음이 매우 가벼웠습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된다는 그런 설레임까지 함께.

 키예프스끼 기차역
 이곳이 바로 키예프로 가는 기차역입니다. 모스크바 지하철 역 중에는 키예프스까야, 벨로루스까야 같은 다른 나라 
이름이 지하철역 이름인 경우가 있는데 이런 역들은 각각 그 이름한 나라로 출발하는 기차역이 있는 곳들입니다. 

 쿠페
 내가 타고 간 기차칸. 3100루블을 내고 쿠페를 타고 갔습니다.

 중간에 정차했을 때 찍은 이름모를 기차역. 내가 보기에 이렇게 외딴 곳에 있는 역이지만 여행객들을 상대로 쇼킹하게도 
인형을 파는 사람까지 있었습니다. 세상은 넓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쿠페칸 복도.

 드디어 도착한 키예프역! 장장 13시간에 걸친 장정이었지만 이 아름다운 날씨를 보니 피곤이 삭 가시는 듯 했습니다.
정말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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