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귀차니즘과 무분별한 정리 등으로 이 글은 쓰지 않으려 했지만 저의 수고스러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씁니다.

 이 글의 목적은 저와 비슷한 경로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의 일정은 모스크바에서 출발하여 예카테린부르크, 노보시비르스크, 이르쿠츠크, 알혼섬, 울란우데, 울란바토르, 고비 사막, 북경, 상하이를 거쳐 인천 공항에 도착하는 것이었습니다. 총 일정은 33일이었구요.

 6월 12일 모스크바-예카테린부르크 : 비행기를 타고 갔습니다. 학생 할인이 되어서 기차값과 큰 차이는 없었거든요. 사실 그래도 기차를 타고 싶었지만 일행들 생각도 해줘야 했기 때문에 비행기를 탔습니다. 비용은 3500루블이었습니다. 12:45에 출발해 도착은 16:45쯤이었습니다. 시차가 두시간 있으니 실제 비행시간은 두시간 남짓이었죠.

 예카테린부르크에서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 정도 있었습니다. 숙소는 발쇼이 우랄호텔이었구요. 하루에 1000루블 정도인데 욕실은 없었습니다. 말이 호텔이지 호스텔 수준이었죠. 이곳에서는 시내구경과 로마노프 황제 시체 투척지와 동서양 경계비를 보았습니다. 시내 구경을 제외한 두곳은 택시를 타고 나가야만 했는데 500루블 정도씩 줬던걸로 기억합니다.

 6월 13일 예카테린부르크-노보시비르스크 : TSR을 타고 갔습니다. 비용은 1356루블, 6인승이었습니다. 꼬박 하루를 타고 갔는데 도착하니 자정이더군요. 역 앞에서 숙소를 잡아주는 아주머니를 만나 하루에 2500루블하는 집에 묵게 되었습니다. 방 두개에 욕실, 주방이 있고 유럽식 개조가 된 집이었습니다. 노보시비르스크에서는 시내 구경과 오페라를 한편 보았고, 아카뎀고라드를 다녀왔습니다.  오페라는 앞자리인데 불구하고 400루블이었으며 100루블도 안 되는 좌석도 있었습니다. 그런 좌석도 나쁘진 않은 듯. 노보시비르스크에선 15일까지 있었죠.

 6월 15일 노보시비르스크-이르쿠츠크 : 역시 기차를 타고 갔죠. 1647루블, 역시 6인승이었습니다. 모스크바 시간 19:27분 출발, 이틀 뒤 01.14분 도착이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는 6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었죠. 이곳에서 알혼섬을 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을 갔습니다. 트람바이를 타고 중앙시장에서 내린 뒤 왔던 방향으로 쭉 위로 걸어가면 버스 정류장이 나옵니다. 알혼섬으로 가는 버스는 8시 10분과 9시에 있습니다. 비용은 376루블. 알혼섬에 도착하면 대략 4시쯤 되며, 전 니키타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었습니다. 하루에 800루블이었죠. 식사비 포함해서. 여기서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했는데  하보이 곶(섬의 북쪽 끝)은 500루블, 배타고 작은 바다를 넘어 건너편으로 넘어가는 투어를 이용하면 1100루블이었습니다. 식당에서 파는 맥주 500cc한캔은 40루블. 여기서 특산품인 오물은 식사때마다 나오니 특별히 사드시지 마세요. 나중엔 질려서 그냥 버렸습니다. 여기서 이르쿠츠크 가는 버스는 니키타에서 8시 30분에 출발해 이르쿠츠크에는 4시쯤 도착합니다. 여기서 울란우데 가는 기차는 21시 50에 출발했습니다.

 6월 22일 이르쿠츠크 - 울란우데 : 언급한대로 기차를 타고 갔으며 쿠페를 탔습니다. 4인용이죠. 1228루블이었습니다. 버스를 타고가면 500루블 정도인데 일행들이 기차를 타고 가자해서 기차를 탔습니다. 도착하면 현지시간 6시입니다.

 6월 23일 울란우데 - 울란바토르 : 울란우데에 도착하자마자 몽골로 향했습니다. 울란우데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버스를 타면 되는데 매일 아침 8시에 버스가 운행됩니다. 비용은 1000루블이구요. 기차보다 저렴합니다. 세관에서 약간 골치를 썩지만 문서상 문제만 없다면 무사 통과입니다.

 6월 23일 울란바토르 도착 : 오후에 도착해서 UB 게스트하우스로 향했습니다. 픽업을 하지 않은 통에 물어물어 고생해서 도착했는데요, 혹시 다음에 UB에 가실 분이 계시다면 픽업을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기차역에선 무료에요. UB 게스트하우스는 하루에 6달러입니다. ubguest.com/

 6월 25일 고비사막 투어 : UB 게스트하우스에서 고비사막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했습니다. 비용은 200달러 내외입니다. 일정에 따라 달라지는데 저는 7일짜리를 이용했고 220달러 정도를 냈던 걸로 기억나네요. 갈때 라면과 함께 과일 꼭 사가세요. 전 안 사가서 고생 좀 했다는...

 7월 1일 울란바토르 도착 : 1일에 도착해 전에 신청한 중국 비자를 기다렸습니다. 약간의 시내 투어도 하구요. 국립 박물관을 들렸는데 국제 학생증이 있어서 1200투르게르로 구경했습니다.

 7월 3일 울란바토르 - 북경 : 비행기를 타고 갔습니다. 정확히 222불 줬구요. 몽골 항공을 탔는데 승무원들이 엄청 친절하진 않더군요. 그냥 한국이 유난스러운건진 모르겠지만. 17시 50분에 출발해 북경에는 8시쯤 도착했습니다.

 7월 3일 북경 도착 : 마침 북경에 살고 있는 친구가 있어 숙박이 무료였습니다. 이화원, 베이하이 공원 등을 구경했죠. 시장에서 쇼핑도 좀 하구요.

 7월 8일 북경 - 상하이  : 돈이 부족해 앉아서 가는 푹신푹신한 기차를 탔습니다. 근데 뭔가 잘못되었는지 식당 칸이더군요. 의자도 안 젖혀지구. 목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돈이 있으시다면 누워가는거 타시길... 가격은 330위안 정도였습니다. 이상하게 표를 완전히 걷어가버려서 정확한 가격이 기억나질 않네요. 8일 저녁에 타서 9일 아침에 도착했는데 상하이 역시 친구들이 있어 숙박이 무료였습니다. 상하이에서는 와이탄 정도를 구경하고 그냥 친구들과 놀았습니다.
 
 7월 13일 상하이 - 한국 : 상해항공을 타고 갔습니다. 한국 인터넷에서 샀는데 왕복으로 사서 하나를 버리는 식이었죠. 183000원이었습니다. 상해항공도 꽤 좋았던 걸로 기억이 나구요.

 러시아 철도 사이트 : tutu.ru










 여느 커다란 도시들이 그렇듯 예카테린부르크에도 강이 하나 흐르고 있다. 이름은 이세츠로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해주는 아름다운 곳이다.






 길을 가는데 중국인이라고 나를 부르는 러시아인이 있었다. 세계인의 4분의 1이 중국인이니 아시아인들을 보면 중국인이라 말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해서 난 한국인이라고 대답했더니 한국을 안다면서 사진을 찍자고 했다. 짜식, 호가든씩이나 마시고 있었어...


 영화 '아드미랄'에서 간접적으로 나오지만 1917년 볼셰비키 혁명에 의해 로마노프 황제는 처형을 당하게 됩니다. 백군의 반격이 심해지자 적군은 백군의 사기를 꺽기 위해 황제를 처형하기로 결정하고 그의 시체를 구덩이에 대충 던져버렸습니다. 사진으로 소개할 곳은 로마노프 황제의 처형장소입니다.

 왠지 십자가가 외로워 보이더군요.

멀리서 바라본 피의 성당입니다.

로마노프 황제와 그의 가족입니다. 부인과 아들 하나, 딸이 셋이군요.

고대 러시아어인듯, 해석할 순 없지만 이쁘게 해뒀더군요.

1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 황제를 지키고 있는 사제의 모습입니다.


우랄 국립대학교 모습입니다. 학교 지붕이 초록색이라니.. 참 이쁘더군요.


 저 앞에 보이는 중국어... 무슨 컨퍼런스가 있는지 이곳엔 이런 대자보가 곳곳에 붙어있었습니다.

폼잡고 계시는 스베르들로프 동상.



 6월 12일 금요일, 드디어 시베리아 여행의 첫발을 떼었습니다. 거의 3달 동안 정보를 모았고 표 사고 비자 받는데 꽤 많은 고생을 하게 만든 이번 여행은 공항까지 가는 순간까지도 골치를 썩게한 탓인지 걱정이 앞서더군요. 하지만 대한민국 남자 4명이 함께하는 여행을 그 누가 막겠습니다. 전쟁 지역으로 가는 것도 아닌데^^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12일 공항으로 발검음을 떼었습니다.

모스크바 - 예카 상공

예카테린부르크 공항


예카테린부르크 시내로 태워준 버스입니다. 11루블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모스크바의 25루블에 비하면... 반값도 안한다는..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하면 이 친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모스크바 국립대학 언론학과를 졸업한 똑똑한 친구인데 비행기에서 만나게 되어서 많은 얘기를 했고 예카테린부르크 시내까지 데려다준 착한 친구죠^^ 모스크바 돌아가면 한국 식당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역시 여기에도 도시락의 파워가!!! 노보시비르스크, 이르쿠츠크까지는 열차여행인데 후에 이 녀석의 도움을 톡톡히 받았죠.

예카테린부르크 기차역입니다. 어딜가나 이런 건물들은 비슷하군요.

 숙소를 어떻게 잡을까 고민하는 모습! 나타샤는 끝까지 우리를 데려다 주려고 애를 썼습니다. 괜찮다고 갈길 가라고
타이르느라 힘들었네요^^ 모스크바에서 꼭 만나야지^^

발쇼이 우랄호텔
여행에서 첫 난관은 아무래도 숙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숙소가 제대로 잡혀만 있다면 나머지 것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 있겠죠.
사진에 나온 발쇼이 우랄 호텔은 나름 시내 한가운데 위치해있고 가격도 저렴한 곳이 1000루블 정도로 비싸지 않습니다.

 호텔 안 내부 모습입니다. 저렴한 가격 탓인지 호텔이 아니라 호스텔 같군요.
 모스크바에서 기차표를 사려면 다소 복잡합니다. 아니, 정보를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일단 tutu.tu에서 날짜와 시간대를 확인한 후 역으로 가서 사면 되는데 아무 역(вокзал)에서나 살 수는 있지만 이 때 안 내도 되는 수수료를 물리게 되는 수도 있습니다다.

 시베리아 횡단을 하시려는 분들이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역은 미뜨로 꼼쏘몰쓰까야 역에 있는 카잔스키 버끄잘입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꼼쏘몰쓰까야에는 버끄잘이 3군데 있으니 잘 찾아가야 한다는 것. 수수료는 290루블이나 하니 꼭 이곳에서 표를 사기 바랍니다. 외화 낭비할 필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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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을 가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본 결과 드디어 방법을 알아냈습니다. 뭐 여기서 몽골 가는 수요가 얼마나 있을진 예측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다음에 이런 경우에 부딪히실 분이 한분은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한국에서는 모르겠지만 러시아에서 몽골을 가려면 비자가 꼭 필요합니다. 관용 비자 이런거 아니면... 몽골을 몇번 왔다갔다하면 무비자가 된다는 규정도 있는데 그런 분이라면 이런 정보가 필요없겠죠? 아무튼 그 비자를 만들기 위해선 몇가지 서류가 필요한데여기서 가장 중요한게 초청장입니다. 제가 ub게스트하우스에서 받은 초청장 가지고 가니까 안된다고 하더군요. 영사관에서 온갖 미사여구로 몽골을 칭찬해대면서 가고 싶다고 했지만 안 되더군요. 안되는 건 안되는 거겠죠... 이때부터 저는 패닉 상태에 빠져서 러시아인 한국인 가리지 않고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몽골을 못 가면 중국을 못 가고 중국을 못 가면 한국을 못 가는 상황이거든요. 다른 길도 있긴 했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결국은 인터넷에서 찾았습니다

  http://kailash.ru/c014/265.html

  가져가야 할 서류

 1.  비자 신청서(여행사에서 작성 가능)

 2.  사진(3X4) 한장

 3.  직장(학생) 증명서

 4.  여권 등 입니다.

  여기에 보면 전화번호도 다 나와있고 주소도 나와있습니다. 다만 위치를 찾기가 좀 힘든데 지도 보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갈 수 있습니다. 가격은 2600루블로 106000원 정도네요. 다소 비싸긴 하지만 해결된 것에 위안을 삼고 싶네요. 이 글이 당장은 필요가 없더라도 몇달 뒤, 몇년 뒤라도 누군가에게 필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름 좀 고생했거든요... 신청한 지금 약간 허무하다는...(그런데 무비자 되는 것 아닌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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