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리찌노는 예까쩨리나 대제가 별장으로 쓰려고 건축을 지시한 곳입니다. 1785년에 완공되었지만 예까쩨리나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해 부수고 다시 지은 참 골치아픈 역사를 갖고 있죠. 왠만하면 살지 참... 그녀의 성격을 드러내주는 사건이 아닐까 싶네요. 아무튼 지금은 그런 사연과 여러번의 수리를 통해(작년, 그러니까 2008년에도 수리를 했었습니다.) 지금의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짜리찌노 입구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입구부터 뭔가 포스가 느껴지지 않나요? 기대되는군요^^

안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풍경입니다. 산 너머 궁궐이 보이네요. 다리를 건너면 곧 만날 듯합니다.

그림 같은 자연입니다. 깔로멘스까야를 떠올리게 하네요.

다리를 건너볼까요?!

아까보다 더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뭔가 조잡한 무언가는 원래 분수인데 지금 작동은 안하고 있습니다. 좀 아쉬웠다는...


제가 건너온 다리입니다^^


사진에서 여러본 다리입니다. 저 위를 걸어다닐 수 있답니다.

바로 여기가 다리! 참 아름답죠?^^

사진에 보이는 궁궐이 바로 예까쩨리나가 다시 지으라고 해서 지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못보고 죽었다는데... 아이러니 하네요. 결국 그녀가 이거에 기여한건 만들라고 시켰다는 것 뿐...


건물 양식이 참 독특합니다. 러시아의 전통 양식은 아니고 어디선가 영국의 영향도 받았다고 들은 것 같은데... 확실히 알게 되면 정보를 첨가하겠습니다^^

 
 오늘은 두달여 전에 산 백조의 호수 공연 날이다. 오늘까지 해서 3일 연속 문화 생활(박물관 둘에 발레까지)이라 참 뿌듯하다. 스트레스도 확 날아가는 듯 하다. 
 생애 태어나 처음 본 발레 공연. 뮤지컬을 보고 싶었으나 말을 하나도 못 알아듣는 관계로, 그리고 같이 간 동행자의 바람대로 발레를 보았다. 뭐, 아직 뮤지컬을 보진 못했지만 대만족이다. 
 백조의 호수는 2막으로 이루어지는데 대충 설명하자면 1막은 왕자가 궁전에서 파티를 하고 사냥을 나가는 모습이 묘사되며 2막에서는 왕자가 실수로 흑조를 백조로 착각해 청혼을 해 백조가 실망한 후 사라지는 모습이 묘사된다. 해피 엔딩이냐 그 반대이냐는 연출자의 마음이라는데 오늘 본 공연은 비극으로 끝났다.


 옛날 포스터


 늘 표정관리 안 되고 무뚝뚝한 얼굴... 사진은 어떻게 찍어야 할까...



 MB 닮은 꼬마애가 날 쳐다보고 있다! 쉬는 시간이나 공연 전에 이곳에서 사람들은 가볍게 배를 채운다.
 덩달아 주머니도 가벼워진다! 0.6리터 물이 80루블ㄷㄷㄷ

 공연장 내부
 입장 시작하자마자 들어가서 좌석이 비어있는데 공연 시작 후 꽉 찼다. 

 연주자들을 쳐다보고 있는 꼬마애들. 우리나라에도 이런 풍경이 있을까?

 어느 정도 자리가 차있는 공연장. 공연 시작 후엔 매너상 사진을 찍지 않았다.

 아, 정말 대단한 공연이었다. 지루할거라 생각했던 건 기우였음이 분명했고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악마의 춤사위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다. 모스크바에 온다면... 공연을 꼭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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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을렀다! 다녀온지가 두달이 넘었는데 이제야 사진을 올리게 되었다. 핑계를 대자면 손발 얼어가면서 찍어댄 사진의 절반이 실수로 날아가게 되어서 쳐다보기도 싫었다는게 첫번째고 깜빡했다는게 둘째다. 어쨌든 1월 11에 다녀온 박물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광의 방



 군대 생각이!^^

 유골도 보이고 무기도 보인다. 쉽게 걸음을 못 옮겼던 기억이...


 전쟁 당시를 구현한 모노라마


 
구경을 마치고 나온 박물관 앞의 모습

 마지막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날씨에서 찍은 100여장은 훌쩍 넘기는 사진들이 모조리 사라졌다. 참 슬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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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왔다. 모스크바에서 처음 본 국립 역사 박물관은 아이러니하게도 7개월이 지난 오늘에야 방문하게 되었다. 너무 가까워보여서 그랬을까 아니면 언젠가 가겠지 하는 생각에서였을까. 아무튼 오늘 오후 4시가 된 시간 8시까지 하는 박물관이 어디인가 검색하던 중 마침 국립 역사 박물관이 조건에 딱 맞아(어딘지 알고 관심도 있고!) 지체없이 길을 나서게 되었다.
 오랜만에 온 붉은 광장은 더이상 녹은 눈에 지저분해진 그런 곳이 아니었다.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는 봄신부마냥 말끔히 단장하고 기다리고 있던 붉은 광장은 어서 오라고 나를 맞이해주는 듯 했다.
 원래 목적은 박물관을 들리는 것이었지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바실리 성당한테도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눈을 걷어낸 바실리 성당은 방금 세수를 한 것처럼 단정한 모습이었다.

 바실리 성당 Покровский собор
  너무도 유명해서 설명할 것도 없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건축가를 보내달라고 하자 거절할 수 없었던 이반 4세가 건축가의 눈을 뽑아버려 그가 다른 성당을 못 짓게 만들었다는 슬픈 전설의 성당. 앞서가지 말고 뒤쳐지지 말라는 군대의 교훈이 새삼 생각나게 하는 곳이다.

 국립 역사 박물관
 바실리 성당 맞은편에 위치해있다.

























 오늘은 참 운이 좋은 날이었다. 그냥 생각나서 온 것이었는데 마침 마지막 주 일요일이라고 학생은 공짜란다! 돈을 안 받길래 이상하다 이상하다 생각하고 돈을 다시 낼걸 각오하고 왜 돈을 안 받냐고 하니 마지막 주 일요일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제가 운이 좋군요라고 두세번 얘기한 후 입장했다. 그리고 한참을 사진을 찍고 거의 다 박물관을 돌았을 무렵 박물관 직원이 사진 찍는 표가 있냐고 물었다. 난 내가 사진 찍을 때 박물관 직원이 자리도 비켜주고 내 눈치를 보길래 당당히 찍은 건데 알고보니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난 그냥 미안하다고 앞으로 안 찍겠다고 한 뒤 직원이 등을 돌리자마자 셔터에 다시 손을 댔다. 집에 와서 오늘 찍은 사진을 세어보니 무려! 정확히! 365장^^ 좀 힘들었지만 즐거운 작업(?)이었다. 그리고 양심에 찔려 한동안 사지 않던 기념품도 사줘서 마음을 가볍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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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하나는 끝내주게 멋있다. 다만 우린 이 건물에서 수업 받는게 아니라는거.. 원래는 여기서 공부하는 줄 알았는데ㅠㅠ
아무튼 이 학교 학생증이 있다고!





 별일 없냐는 친구의 안부인사에 큰일이 없어서 큰일이라는 자조섞인 대답을 하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벌써 이곳에 온지 한달 반이 지났는데 한게 없다는 그런 생각과 이대로 유학생활이 지나가버릴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닥쳐왔다. 거기다 늘 반복되는 일상에 젖어버려 생활이 바뀐다거나 하는 것은 생각지도 않았던 나에게 큰 실망감까지 느끼게 되었다. 무언가 의미 있는, 아니 의미가 없더라도 생활을 바꿀 수 있는 그런 무언가를 해보자는 생각에 수업이 끝난 후 모두를 떨쳐버리고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무작정 나온 여행이지만 그래도 어디론가 향해야 하는 법. 여러 곳이 생각에 들었지만 러시아 기념품을 판다는 파티잔스카야 역으로 가기로 했다. 자주 가던 지하철이었지만 오늘은 반대 방향에서, 그것도 내 마음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에 작은 떨림과 무언가 뿌듯함이 밀려왔다. 그래서일까, 원래 내리려던 파티잔스카야 역을 지나버리고 말았다. 다시 되돌아가는건 시간 문제였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종착역까지 가고 싶어졌다. 종착역에는 뭔가 있을거라는 그런 막연한 기대감, 그런 것이 있었다. 하지만 기대감을 앉고 나온 종착역, 쉘꼽스까야는 모스크바의 여느 곳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왠지 외곽이니 숲과 나무가 펼쳐져있을 거란 기대가 있었지만 완전히 어긋나고 말았다. 하긴 우리 나라도 끝역이라고 산과 바다가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 그래도 처음와 보는 곳이라는 설레임과 호기심에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거리를 걸어다니고 상점 구경을 하며 보는 것들은 낯선 것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새로워 보였다. 또 어김없이 자리잡은 시장 구경을 하며 모스크바에 있는지도 몰랐던 우엉과 고추, 쑥갓등의 존재는 새로운 메뉴를 구상하게 하는 즐거움이었다.
 이곳저곳을 구경하던 중 문득 버스를 타고 싶어졌다. 길도 모르는데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젖혀두고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싶다는 모험심에 그냥 아무 버스나 올라타고 말았다. 일부러 예쁜 여자애 옆에 앉아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생각 같아서는 버스 종점까지 가고 싶었지만 그건 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 적당한 시간이 흘렀을때 버스에서 내렸다. 좀더 갈걸 그랬나 하는 아쉬움도 남았지만 그래도 다음에 좀 알아보고 오자는 생각에 인심 좋아보이는 아저씨에게 지하철 역이 어디 있는지 알아낸 후 역으로 향했다. 원래 계획은 아까 못갔던 파티잔스카야를 가는 것이었는데 지하철을 타고보니 이상한 생각이 들어 노선도를 보니까 어느새 노선이 바뀌어 있었다. 아불싸,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차피 오래 있을거 이렇게 된거 이 노선에서 갈만한 곳이 있나 보니 전에 학교에서 배운 치스뜨이 쁘루드이(직역하면 깨끗한 연못)가 있었다. 전부터 가려 했는데 못간 곳이라 오히려 잘되었다 하고 치스뜨이 쁘루드이 역에서 내렸다. 학교에서 시인과 화가들이 서로 만남을 갖는 낭만적인 곳이라 해서 큰 기대를 했는데 날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여행객의 주머니를 노리는 걸인들뿐이었다. 사진을 찍기만 하면 어디선가 달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오랫동안 구경을 하지는 못하고 사진을 찍은 후 황급히 다른 거리로 나갔다. 새로운 거리를 만끽하던 중 내가 좋아하는 뱅앤 울릅슨이 있어 구경을 했다. 역시 좋은 소리에 감탄을 하며 가격을 물었는데 한국보다 비싼 가격에 실망을 느끼며 거리로 나왔다. 
 많이 돌아다녔다고 생각을 했는데 시간을 보았더니 4시 30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다른 곳에 구경을 가려 했는데 몇번이나 여행객을 노리는 건달들을 본 후 오늘의 일탈은 이정도로 끝내기로 했다. 집으로 가는 도중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경험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한 일을 한것도 아닌데 즐거운 여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답했던 기분도 조금 풀렸고 다음에도 이렇게 길을 떠나자는 다짐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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