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긴 러시아는 그 긴 추위만큼이나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하다. 일주일 정도 계속되는 마슬레니짜는 서유럽의 사육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 날에는 태양과 비슷한 모양인 블린을 먹으며 따뜻한 봄을 기대한다. 마슬레니짜는 풍요의 신에게 산 사람을 바쳤던 슬라브 민족의 원시 신앙에서 비롯된 축제로 17세기부터 산 사람 대신 여자 옷을 입힌 짚으로 만든 인형을 불태웠던 의식이 지금까지 내려져 오고 있다. 학교 선생님이 추천해주셔서 자의반 환경반으로 외출을 삼가해왔던 금기!를 깨고 오랜만에 축제 분위기를 느끼러 나들이를 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눈사람과 함께! 러시아에도 이런걸 만드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삭막하기만한 나라인데...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깔로멘스까야는 명절을 맞이하러 나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저 멀리 유네스코 기념물로 지정된 성당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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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바에 온지 어느덧 세달이 되어간다. 그리고 오늘, 그토록 무서워하던 러시아의 혹한의 시작을 알리는 첫눈이 왔다. 첫눈이 오면 붉은 광장을 가겠다고 생각한 처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저녁을 먹고 씩씩하게 붉은 광장으로 향했다. 물론 혼자, 깜깜한 저녁을 다니기엔 두려움도 있었지만 모스크바의 중심부로 가는데 나만 조심하면 되지 하면서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크렘린에 들어가는 입구다. 오른쪽은 크렘린 대회 궁전인데 1961년에 완성되었으며 삼각대리석의 장식주가 전면을 둘러싸고있는
현대적인 건물이다. 멋진 건물이긴 하지만 크레믈에는 잘 어울리지 못하는 듯하다. 전에 저곳에서 공연을 본적이 있다.

 삼위일체 망루. 크렘린 입구로 사용되고 있다. 1495~99년 알레비시오 프라지네에 의해 건립되었다. '삼위일체'라 부르는 이유는
크렘린의 위에서 볼 경우에 삼각형으로 생겼기 때문에 이 형상을 일컬어 이렇게 부른다. 망루의 높이는 20여 개의 탑 중에서는
 80M로 가장 높으며 16`17세기에 지하는 감옥으로 쓰였던 과거를 가지고 있다.
 나폴레옹 전쟁때 나폴레옹이 이곳으로 입성을 한 아픈 추억을 가지고 있으며, 맨 위에 있는 별은 지름이 3.75M이며,
1,500KG으로 금도금을 하여 강한 눈보라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다. 


 중앙 병기고 망루 앞이다. 뭔가 의미는 없어보이고 저 안에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무명전사의 무덤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기리기 위해 1966년 12월에 만들어졌다. 
 흑백바위에는 '1941년부터 1945년의 무명 전사들에게 바친다. 비록 그대들의 이름은 모를지라도 그대들의
숭고한 희생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모스크바의 많은 신혼 부부들은 혼인신고 후 가장 먼저 이 무명 용사의 묘를 찾기 때문에, 주말이면 마녜쥐 광장 주변에는 갓
결혼했음을 알리는 빨강, 파랑, 흰색의 리본을 붙인 택시들이 자주 오는 곳이다.

 국립 역사박물관. 밤에 보니 더 멋있어 보이는군!!!

 말이 필요없이 유명한 바실리 성당. 저녁이 휠씬 멋있다!

 인물 사진을 싫어하는 나지만 이렇게 좋은 배경에서까지 참을 순 없었다^^

 드디어 나도 첫눈 오는 날 붉은 광장을 갔으니 낭만적이 남자가 된 기분이다. 낮과는 달리 한산한 분위기에서 구경해서 붐빌 때와는
 다른 기분이었고 같은 장소라도 낮과 밤이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실리 성당에 쌓인 눈만이
첫눈임을 알리고 있고 백색의 붉은 광장을 보진 못했지만 첫눈이라는 그 느낌대로 참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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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렘린에서 남동쪽 방향, 모스크바 강을 끼고있는 무척 커다란 녹지 공원이다. 14~17세기에 세워진 교회와 목조 건축물이 모여 있으며, 제정 시대 차르와 귀족들의 별장이 많이 지어졌기 때문에 고풍스러운 느낌이 드는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이곳은 모스크바 시내에 있지만 마치 교외로 나온듯한 기분이 드는 곳이다. 연방 사진을 터뜨리는 나같은 관광객이 있는가 하면 유모차를 끌고나온 젊은 부부들부터 손을 꼭 잡고 다니는 노부부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는 곳이다.
 이곳은 16세기부터 역대 짜르들의 별장이 들어서기 시작하였고, 17세기 중반에는 지금 이 자리에 270개의 방을 가진 목조 궁전이 지어지기도 했었다고 한다. 그곳 게시판에는 이 목조 궁전이 세계 8대 불가사의라고 하는데 원래 불가사의는 7개 아니었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 사람들이 억지로 끼워맞추고 싶어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원 들어가는 입구에 이곳이 관광지임을 말해주듯 말을 끌고다니는 소녀가 있었다.

 내 사진기술이 뛰어나지 못해 사진이 잘 나오지 않았는데 이 공원의 경치는 참 끝내준다. 사진보다 10배는 더 멋지다.
 정말 혼자보기 아까운 경치는 이런 곳을 두고 말하는게 아닌가 싶다.

 어딜가나 있는 기념품 판매점! 하지만 벌써 이런거 사두기 시작하면 방이 너무 복잡해지니 두눈 질끈 감고 패스!
  
 공원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카잔 성모 교회다. 이 안에는 책에서만 보던 성모 마리아의 그림이 있었다. 사진을 못 찍게 해서 아쉬었다.

 힘들게 찍은 카잔 성모 교회의 내부이다^^ 안 찍는 척하고 찍기 정말 힘들었다.
더 찍고 싶었는데 그만 걸려버리고 말아서 더 구경하는 척하고 나와버렸다.

 공원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종루이다. 내가 있는동안 종이 울리진 않았다.
  
 가장 유명한 건축물인 예수 승천 교회이다. 1532년 모스크바 대공 바실리 3세가 아들 이반 황제(이반 뇌제)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하여 건립한 정교회 건물로서, 팔각형의 하얀 교회탑이 인상적이다. 러시아 건축 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건물로서,
 1994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록되었다.

 공원을 내려오면 있는 모스크바 강이다. 오리들에게 먹이를 던져주면서 여유를 만끽하는 러시아인들의 모습이다.
또 사진을 보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모스크바 강은 한강처럼 폭이 넓진 않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발견한 조각상이다. 누구인지 설명은 되어있지 않았다.
  
 세례자 요한 교회이다. 공원을 돌아다닐 때는 하도 이런 건물이 많아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사진으로 보니 참 이쁘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공원은 그림같은 풍경과 아름다운 건물들이 인상적이었는데 내가 사는 샤바역에서 5정거장 떨어져있는 가까운 곳이다.
 여자 친구가 생기면 꼭 다시 한번 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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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숙사에서 두정거장 떨어진 빠르크 꿀투루이에 위치한 이 수도원은 옐친과 체홉 등의 묘지가 있다고 한다. 원래 그 무덤들을 보려고 간 것이었는데.. 이상한 전쟁 영웅의 묘들만 보고 정작 보려던 무덤은 어디에 있는지 찾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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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광장 남쪽에 위치한 바실리 성당. 이반대제가 카잔 한을 항복시킨 기념으로 만든 성당이다. 이 성당의 아름다움에 반한 이반대제는 이 성당을 건축한 건축가들의 눈을 뽑아 장님을 만들어 다시는 이런 건물을 짓지 못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8개의 봉우리가 모두 다른 형태이면서 서로 하나로 어우러지는 기막힌 아름다움이 있다..고 들었는데 난 멋있긴 한데 건축가는 왜 죽인거야 하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작았다. 뭐 동네 성당크기 정도. 내가 사는 동네에서 가까워서 놀러가기 좋다.


 첫눈 오는 날 찍은 야경. 잘 보면 지붕 위에 눈이 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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